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30일 마무리됐다. 넘쳐흐를 정도로 많은 의혹을 제기했던 야권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0월1일 본회의를 열어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 사실상 김황식 후보자가 총리인준에 한 발 다가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병역기피에 소득보다 많은 지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까지 계속 되풀이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부동시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운전면허 1종을 취득했다”며 “자료를 보면 양안시력이 1.2, 교정시력이 1.0, 0.8인데 참 변화무쌍한 시력”이라고 말했다. 병역면제 당시 제시된 시력, 공무원 임용 때 시력, 운전면허 취득 때 시력이 계속 변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조카가 운영하는 회사의 감사를 김황식 후보자가 무마했다는 내용이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말 감사원이 신용등급 D에 해당하는 (김 후보자의) 조카 기업이 시행하는 사업에 대해 자료수집 등 조사를 실시했지만 규정과 달리 감사원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조카가 운영하는 회사는 (주)펀스테이션으로 성남시가 추진하는 어린이 전용 교육문화시설 건립 사업의 시행자로 참여했다. 김 의원은 “펀스테이션이 외자 3천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나 실제로는 하지 않았고 과다한 부채와 준공 지연, 기부채납 불이행으로 주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감사원에서 제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펀스테이션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고 특이 사항이 없어 자체 종결처리했다”며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별도로 그는 4대강 사업 감사결과와 관련해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부당한 사항은 없었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여야는 10월1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인사청문특위에서 오전에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오후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처리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통과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통과 가능성이 높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김태호 후보자는 조직 내에서 크고 작은 제보가 들어왔지만 김황식 후보자는 34년간의 판사와 대법관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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