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의 2급 이상 고위간부 가운데 철도대와 옛 철도고 출신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학교 출신들이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최규성 민주당 의원은 27일 "철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3만여명의 전체 직원 중 철도고와 철도대 출신들은 8%에 불과했지만 2급 이상 간부급에서는 무려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공사의 전체 직원은 2만9천765명이다. 이 가운데 철도고 출신이 927명(3.1%), 철도대 출신은 1천467명(4.9%)이다. 이들을 합치면 2천294명으로 정원의 8% 수준이다. 그런데 2급 이상 간부(617명)의 경우 철도고와 철도대 출신이 각각 30.8%, 24.0%에 달했다. 이들 학교 출신을 합치면 54.8%로, 2급 이상 간부직 2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철도공사 본사에 근무하는 2급 이상 간부급은 60%가 철도대 출신이었다. 최 의원은 "지난해 3월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인사편중 현상이 심화됐다"며 "취임 첫해 실시한 1급 승진시험 합격자 38명 가운데 65.8%(25명)이 철도고와 철도대 출신이어서 특정학교 봐주기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올 1월 실시한 2급 승진시험에서는 특정출판사 문제집에서 절반 가까운 문제(23개)가 거의 똑같이 출제되면서 이러한 의혹을 부채질했다.<본지 3월4일자 2면 '철도공사 2급 승진시험 문제 사전유출 의혹' 참조>

국민권익위원회는 당시 2급 승진시험 부정의혹을 검찰에 이첩했으나, 검찰은 금품이 오간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최 의원은 "철도공사 간부직의 특정학교 독식은 경찰대 출신의 경찰조직 독식보다 더 심각하다"며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사회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철도대는 77년 2년제 철도전문학교로 설립돼 99년 한국철도대학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교통고등학교를 계승한 철도고는 67년 개교했다 86년 폐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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