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전태일 열사 40주기를 맞아 전태일 평전 읽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위원들에게 전태일 평전을 나눠 주기도 했다. 지금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총국 사무실 한켠에는 전태일 평전이 한가득 쌓여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가 풀빵을 나눠 먹으며 함께하려고 했던 여공들은 지금의 비정규직과 같은 존재"라는 말로 전태일 정신을 표현하곤 한다. 하루 15시간 중노동을 시달리면서도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 주기 위해 차비를 아껴 청계천에서 미아리까지 걸어다녔던 전태일. 그의 마음처럼 자신을 희생해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노조운동을 혁신해야 한다는 말일 게다.

전태일 열사하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분이 이소선 어머니다. 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후 아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이겨 내고 같은해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했던 이소선 어머니. 어머니는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 벌써 40년째 수많은 노동단체와 탄압받는 노동자들, 노동·민주 열사의 가족을 찾아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아들의 정신을 몸소 실천했던 분이다. 70년대 만들어진 청계피복노조는 이후 동일방직·풍천화섬·사북탄광 노동자들의 투쟁과 노조 설립에 힘을 보탰고, 85년 구로동맹파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민주노총 내에서 열사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박석민 교육국장은 "전태일 열사 그 자신도 위대한 분이었지만 우리가 열사하면 전태일을 떠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소선 어머니를 비롯해 그의 가족들이 열사의 정신을 계승·실천했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4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태일 평전도 변화·발전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조영래 변호사는 77년 전태일 평전을 완성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출판하지 못했다.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이라는 단체의 도움을 받아 일본에서 <불꽃이여 나를 감싸라>라는 제목으로 겨우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83년이 돼서야 정식으로 출판됐다.

일부 내용을 수정한 개정판이 지난해 출판돼 시판 중에 있다. 2007년에는 만화 전태일 평전 <태일이>도 출판됐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평전 읽기 운동을 벌이며 평전을 1권당 1만원에 팔고 있다. 판매 수익금은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전태일 열사 40주년. 평전을 사는 것만으로도 그의 정신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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