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에 딸이 특별채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지난 4일 사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결단이 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 장관 경질과 관련해 “당·정·청의 소통이 원활히 돼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안전부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본 결과 빨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겠다는 보고를 받고 4일 오전에 청와대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 “7일 이명박 대통령과 첫 정례회동을 갖기로 했다”며 “현안을 기탄 없이 다루고, 특히 인사 검증시스템 문제라든지 당·정·청 소통 문제에 관해 충분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유 장관 사건을 계기로 특혜의혹을 전면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의 민주당 부대변인은 “채용비리가 구조적으로 만연된 이번 외교부의 특혜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당국의 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번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외무고시에 대한 특혜 의혹과 채용비리의 가능성은 물론 외무고시에 대한 전면적인 대수술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7년부터 2003년까지 22명을 선발한 외시 2부 시험에서 9명이 전현직 장·차관과 3급 이상 고위직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시 2부 시험은 시험과목수가 1부 시험에 비해 적어 형평성 논란이 일자 2004년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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