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 기관장 74%가 해당 지자체의 퇴직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유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공기업 최고경영자 전직경력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125곳 중 지자체 퇴직공무원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 93곳(74%)으로 집계됐다. 반면 외부인사가 CEO를 맡고 있는 경우는 32곳(26%)에 불과했다. 지방공기업 134곳 중 7월 말 현재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직무대행체제인 9곳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됐다.

특히 인천(13곳)과 부산(6곳)·충북(3곳)·충남(3곳) 등 4개 지자체 산하 공기업의 기관장은 모두 퇴직공무원이었다. 부산의 경우 안준태 전 행정부시장이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오홍석 전 기획실장이 부산도시공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인천도 시 자치행정국장 출신인 안현회씨가 인천교통공사 사장을, 시 건설교통국장을 지낸 이광영씨가 인천메트로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시는 이용선 전 재무국장이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음성직 전 정책보좌관이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시 역시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직무대행체제인 6곳을 제외한 23곳 중 무려 18곳(78%)에서 시 출신 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전체 33개 가운데 20개(67%) 공기업 사장을 경기도 출신 공무원이 사장이었다. 유 의원은 "상당수 지방공기업이 퇴직공무원의 노후를 위한 자리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든다"며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고위공직자의 낙하산 인사를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지방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42조6천818억원이며, 적자규모는 4천746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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