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제품에 대한 정보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통해 아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이미 사용을 해서 발암물질이 노출된 후에 아는 것이다. 물론 노출량은 즉각적인 독성이나 유해성을 나타낼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개가 아닌 다양한 제품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소비제품에서의 발암물질 검출 보도는 심심치 않게 나온다. 지난 7월 ‘중국의 샴푸에 1,4-다이옥산이라는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어린이용 바스· 샴푸 등의 목욕제품에서 1,4-다이옥산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보도된 적이 있으며, 당시에 국내에서도 이슈가 됐다. 1,4-다이옥산은 공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충분히 없앨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 소비자는 발암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좀 더 안전한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선택의 권리가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일터의 화학물질이나 생활 속의 소비제품 속의 발암물질을 찾아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노동자와 시민들이 발암물질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핸드폰에 저장해 바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기도 한다.
해외의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기로 한다. 환경활동그룹(EWG)는 올해 농약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소비를 위한 농약가이드를 발표했다. 채소나 과일 구매 시 농약 오염이 심한 예와 덜한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오염이 심한 12가지 제품은 샐러리·복숭아·딸기·사과·블루베리·피망·시금치·체리·케일·감자·포도(수입산) 등이었다. 그리고 농약 오염이 덜한 제품으로는 양파·아보카도·옥수수·파인애플·감자·망고·스위트피(완두콩)·아스파라거스·키위·양배추·가지·메론·수박·그레이프프루트·고구마· 감로메론 등 15가지를 선정했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 유해성분을 확인하도록 유해화학물질 12가지를 선정한 ‘그린가이드’도 있다. 12가지 유해성분으로는 항균제·포름알데히드·하이드로퀴논·수은·납·파라벤·페닐렌디아민·콜타르 색소·디에탄올아민·1,4-다이옥산·향료·나노입자·석유정제산물이 포함된다.
덴마크 환경부에서는 화학물질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파라벤·프탈레이트·폴리염화비닐은 어린이가 노출돼서는 안 되는 물질로 반드시 피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발암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선택의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발암물질에 대한 정부의 관리와 규제, 그리고 기업의 책임과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