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계의 역피라미드·항아리형 인력구조가 피라미드형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빅딜기업과 민영화기업, 워크아웃 기업은 물론 최근에는 일반 대기업들까지 상시 구조조정체제에 들어가면서 주로 중간 간부급의 군살빼기를 통한 인력 구조조정의 결과 인력구조가 성장형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철도차량은 인력구조 합리화 차원에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일부중간 간부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력 재조정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경리·인사·관리 등 공장과 본사에 중첩돼 있는 조직도 통폐합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철차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말 임원인사를 단행, 임원급 경영진을 15명으로 30% 이상 줄였으며 다음달 중 추가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수시 채용을 통해 필요시 신입사원을 적극 뽑아 총2300여명의 인력구조를 피라미드형으로 개편해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도 3사 통합으로 어쩔 수 없이 비대해진 임원급 간부조직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을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임원진을 35명에서 20명으로 43%나 줄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자연감소 등의 형태로 향후 중간 간부조직에 대한 군살빼기 작업을 지속 추진, 수익성 위주의 효율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오는 3월 말 민영화 주총과 함께 민간기업으로 변신하는 한국중공업도 최근 인력구조 합리화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총7500명의 직원 가운데 사무직과 기술직(갑) 사원이 모두 4200명인데 이중 1500명 이상이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이었으나 최근 명예퇴직 등을 통해 약 350명을 줄였다”고 밝혔다. 한중은 공기업 체질의 인력구조를 이른 시일 내에 민간기업 체질로 전환하기로 위해 두산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임원진의 축소개편을 위한 인사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도 대우중공업시절 조선 부문만 총 31명의 임원을 두고 있었으나 올 초 분할기업으로 새출범한 뒤 임원진을 42% 감축, 지금은 18명만 남았다.

일반 대기업들 역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 그 동안 직책만 가지고 고액의 연봉을 받아왔던 비상근 임원들을 줄여나가는 한편 과장급 이상 중간간부 층을 줄여나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IMF 이후 주력업종을 바꾸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매출(올해 2조6000억원 목표)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이사대우 이상 임원진은 64명에서 40여명으로 줄였다.

대기업들은 특히 상시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저수익사업 퇴출과 조직통폐합 작업을 강화, 중간조직이 비대화한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신속히 피라미드형으로 바꿔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구조개혁 과정에서 효율과 수익을 중시하면서 유사 직무에 대한 겸임체제를 늘리는 한편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중역 및 중간 간부조직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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