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두 배로 뛴 배추나 무값에 손이 떨려요. 새로 나온 참외는 만지다가 결국 그냥 나오죠. 물가상승도 적용하지 않고 기준도 없이 콩나물 값 흥정하듯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너무 답답해요."

인하대 청소용역노동자 유정희(64)씨는 경영계가 올해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유씨는 "선진국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려 국내 경기를 회복시킨다고 들었다"며"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강대에서 청소용역노동자로 일하는 전영애(45)씨도 "김치가 유일한 반찬인데 최저임금으로는 1시간을 일해도 배추 두 포기도 살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올려 김치라도 원 없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아우성이 9일 서울 여의도 거리를 메웠다.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은 이날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 최저임금 시급 5천180원(올해는 4천110원) 적용을 촉구했다. 생생여성행동은 “침체된 내수경제를 살리는 길은 상위 10%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넉넉하게 하는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경제성장률을 자랑하지 말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6·2 지방선거 결과를 받아들여 4대강 예산을 중소기업에 지원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지난해 전체 노동자 임금평균의 절반인 시급 5천180원, 월급 108만원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저임금위원회에는 최저임금을 받아 본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도시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생여성행동은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을 6월 한 달간 진행한다. 생생여성행동은 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0여개 여성·노동단체들이 모여 지난해 6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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