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폭언과 폭행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6일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7시28분께 연세대 공대 1층 여자화장실 앞에서 만취 상태의 남성이 '남자화장실 문이 잠겼다'고 욕설을 하며 한 여성미화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지부는 공동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폭행을 당한 여성 청소노동자의 증언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가해자는 대학생일 가능성이 크다”며 “20대로 보이는 가해 남성은 ‘이곳은 여자화장실이니 나가 달라’는 청소노동자의 등을 때리며 어깻죽지를 잡고 복도로 끌고 나가는 등의 폭행을 저질렀으며, 이를 말리던 경비직원과도 승강이를 벌이다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경희대에서도 한 여학생이 여성 청소노동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비난여론이 일기도 했다.

대책위는 “유사한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본질적 원인은 인권을 간과하는 사회구조에 있다”며 “사회적으로 고령·여성·비정규직·단순노동을 하찮게 대우하면서 성적·신체적·경제적으로 소외당한 이들이 폭언과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위는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 패륜녀 사건’ 같이 개인 인성에만 초점을 맞춰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사건의 해결과 재발방지에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청소노동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폭력성을 인식하고 문제의 구조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노조는 지난 5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500여명의 청소노동자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 캠페인단’ 대행진을 개최했다. 코미디언 김미화씨는 지지글을 통해 “친정엄마가 조그만 빌딩 화장실 환경미화원이었다”며 “어렸을 때 엄마가 ‘인사 잘해라’고 했는데, 몇 년을 화장실에서 마주치는데도 눈길 한 번 안 주던 여직원들이 섭섭하셨던 것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Tip]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를’ 캠페인

공공노조는 올해 3월 ‘청소노동자에게 따뜻한 밥 한 끼의 권리를’ 캠페인단을 출범시켰다. 이달까지 6차례 캠페인을 펼쳤다. 청소노동자들이 적정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찾자는 취지다. 사회적 인식 제고와 고용안정, 노동기본권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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