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발생한 전 세계 금융위기가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보장협회는 최근 “금융위기로 사회보장 분야에 할당된 각종 지원금마저 축소되면서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보건비용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그동안 발표된 주요 국제기구의 관련 보고서를 정리해 이같이 밝혔다.

협회가 일부 회원기관을 대상으로 금융위기가 산업안전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이 큰 국가일수록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영향도 컸다. 특히 유럽과 미대륙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6월 유럽산업안전보건청(EUOSHA)이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경제위기와 각국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21%는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40%는 ‘상당 수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에서는 경제위기로 인해 정년인 65세 이후에도 일하려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고령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새로운 도전과제로 등장했다. 대부분의 사망사고가 55~65세 고령노동자에게 발생하고, 고령노동자에게 재해가 발생할 경우 젊은 노동자에 비해 회복기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회는 “과거의 경제침체기에도 노동조건은 경기와 함께 동반하락했다”고 밝혔다. 작업강도가 높아지면서 사고 빈도가 높아지고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상승해 노동자의 심리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고용주의 산재예방노력이 감소했고, 노동자들은 건강과 관련한 노동조건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기에 부담을 느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금융위기로 인해 상당수의 기업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미봉책으로 기업활동 규모를 축소해 노동자는 감소한 반면 업무량과 업무시간·업무스트레스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제조업 같은 고위험 산업의 노동자수가 감소하면서 절대적 재해발생건수는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도 발생했다. 핀란드나 미국에서는 업무상 스트레스의 증가가 직장 내 따돌림·괴롭힘 발생건수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협회는 “업무상 재해·질병의 예방은 수백 만명의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각국의 경쟁력 강화와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다”며 “예방은 금융위기 후에 경제 지도자와 정책입안자 모두 챙겨야 할 중대사안”이라고 강조했다.

OSHA, 멕시코만 기름유출지역 노동자 보호 나서

지난달 20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해안에서 발생한 원유 시추시설 폭발로 최악의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이 기름띠 제거작업에 투입된 노동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이비드 마이클스 미국 노동부 산업안전차관보는 최근 “노동자들을 위해 모든 안전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기름띠 제거작업 중에는 원유 부산물과 세정제·기름 제거제 등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고 익사·추락의 위험도 높다. OSHA는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베트남어 등으로 안전지침을 만들어 배포하고 관련 웹페이지를 신설했다.

지난달 20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연안에 있는 멕시코만 해양 석유시추시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126명의 직원들은 대부분 안전하게 대피했으나, 11명이 실종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실종자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석유시추시설은 미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양굴착업체인 트랜스오션 회사 소유로 영국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 농업, 10만명당 25.9명 사고로 사망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이 최근 안전한 농업을 위한 안내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농업 종사자 10만명당 25.9명이 작업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가장 큰 사망원인은 트랙터 전복이었다. 상해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가축으로 인한 재해였고, 추락·트랙터 등이 뒤를 이었다. 이 보고서는 안전한 트랙터·기계 활용법, 가축 활용법, 추락 예방법 등을 담고 있다. 미국에는 약 200만개의 농지가 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가족 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자료제공=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제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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