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가 6호선과 8호선 전동차에 대한 야간 차량점검을 최소화해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서울도시철도노조(위원장 허인)는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가 지난달 4일부터 6·8호선 주박을 확대해 예방점검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전동차 고장조치 건수와 승객들의 민원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차량 점검 축소를 통한 고장 증가가 고스란히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안전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박 확대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박이란 전동차들이 운행을 마치고 차량기지로 입고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본선(전동차가 다니는 선로)에 머무르다 다음날 바로 출발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 주박은 첫차 운행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임시조치다. 하지만 이번 6·8호선 주박 확대는 일일 차량점검을 받지 않은 채 운행하는 전동차 비중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6호선의 경우 오후 9시56분 이후, 8호선은 오후 9시11분 이후 차량기지에 입고되는 차량이 아예 사라졌다. 전동차의 경우 하루 운행이 끝나면 차량기지에 입고돼 일상적인 점검을 받는다. 일일 차량점검을 거쳐야만 승객들을 태울 수 있다.

허인 위원장은 “주박 확대 이후 출고점검이 6호선은 19%, 8호선은 32% 감소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대비 일일 전동차 고장조치 건수가 6호선은 2배, 8호선은 0.5배 늘고, 승객민원도 5·7호선에 비해 10.7%나 많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공사가 차량점검 인원을 줄여 남은 인력을 전동차 생산사업에 투입하기 위해 주박을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공사측은 이에 대해 “주박 확대는 신내차량기지(6호선) 공사와 봄철 황사로부터 전동차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