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이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말 에너지다소비업체 1천73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계 기후변화 경쟁력지수’ 조사 결과 국내 기업들의 기후변화 경쟁력이 100점 만점에 36.3점에 그쳤다. 기후변화 경쟁력지수는 기후위험·기후성과·시장기회·정책협력 등 4개 부문, 15개 문항을 조사해 점수를 매긴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시장기회 점수는 19.3점,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협력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정책협력 점수는 25.2점에 그쳤다. 기후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투자를 나타내는 기후성과도 27.2점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기후변화로 창출되는 신규시장인 청정개발체제와 탄소펀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며 “탄소정보 공개에 적극적이지 않아 정책협력 점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반면에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을 나타내는 기후위험 점수는 72.6점으로 월등히 높게 나왔다.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등 기업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금속(39.5점)·제지목재(36.7점)·식품(35.9점)·화공(35.4점) 등이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대한상의는 “매출액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점수가 높게 나왔다”며 “중소기업의 기후변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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