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노동부장관이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일·가정 양립 우수사업장인 경기도 파주시 문발읍 소재 반도체칩 제조업체 (주)ASE코리아를 방문했다.
전체 노동자 2천여명 중 여성이 1천430명인 이 업체는 지난 97년부터 기혼 여성을 위해 120명의 영·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직장보육시설과 수유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노동자들이 내는 보육비용은 국공립어린이집의 80% 수준이다. 그중 절반은 회사가 지원한다.

그 결과 이 회사 여성노동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전체 여성노동자 평균인 4.1년(2008년 기준)의 두 배를 웃도는 9년에 달한다. 이직률도 0.8%에 불과하다. 전체 여성노동자 중 출산·육아기 연령의 30~40대가 52%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집 관리자인 이영숙 차장은 “우리 아이도 회사 어린이집을 다녔다”며 “남자 사원들도 직장보육시설 때문에 우리 회사를 선택했다고 말할 정도로 직원들이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ASE코리아는 교육과 승진과 관련해서도 2008년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국무총리상을, 지난해에는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임 장관은 “여성근로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직장보육시설 확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단시간 근로제도와 육아휴직·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노동자 500인 이상, 여성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다만 한 사업장이 단독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할 수 없을 경우에는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설치할 수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의 51.7%가 의무설치 대상 사업장이다. 이 중 직장보육시설이 설치된 곳은 28.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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