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전산개발 업무를 했던 시중은행 전산개발팀장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경찰과 은행권에 따르면 노아무개(47) KB국민은행 전산개발부 팀장은 지난 15일 오전 9시께 서울 서강대교 남단 한강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노씨의 사인을 조사 중이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안치돼 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찰 조사결과가 나와야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직무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노씨가 4개월여 전부터 통합전산망 구축작업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는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 IT부서 관계자도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며 “다른 개인적인 고민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차세대 시스템’ 중 계정계 부문을 개통했다. 은행이 지난 32개월 동안 진행해 온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핵심 부문이다. 본사 정규직 600여명과 IT계열사 소속 노동자 등 총 1천600명이 14~16일 24시간 쉬지 않고 시스템 안정화 작업에 매달렸다. 금융업의 전산개발 부문은 금융소비자 불편을 덜기 위해 주로 연휴 기간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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