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힘이 이렇게 강했던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말이다. 노동계 일부에서는 '왕권'에 빗대 이명박 정권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만큼 현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집권 10년 시절에도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행사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이 이러한 말을 새삼 입에 담을 정도로 그 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다. 단지 이명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비판만은 아닐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권위주의만 팽배하고, 소통은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국민에게 그런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MBC에서 벌어진 사태만 보더라도 자신이 갖고 있는 힘과 권력(혹은 권한)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권위주의적 느낌이 깊게 배어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사장과 구성원의 반대에도 자신의 뜻대로 이사진을 선출했다.

엄기영 사장은 "방문진의 존재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사직서를 제출했고, 언론노조 MBC본부는 "총파업을 통해 신임 이사진과 새로 선출될 사장을 막아 내겠다"고 반발했다. 힘으로 누르는 데야, 힘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아니 지금은 마치 스프링과 같이 힘 있는 사람이 힘으로 누르니, 그 힘에 의해 힘 없는 사람들이 다시 튕겨져 나오는 모양새다. MBC본부는 "군부독재도 형식적으로나마 사장의 인사권을 존중했는데…"라며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4당은 물론 언론노조와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도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월 엄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앞서 YTN과 KBS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잇따랐다. 이번 사태에 청와대의 의중이 실제 반영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방문진은 ‘정권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철도·교사·공무원노조 등 노동계는 물론 민주노동당에 대한 정부와 경찰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철도 노사가 대화할 기회마저 봉쇄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권위주의가 확산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힘으로 흥한 자, 힘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집권 내내 “국민대통합을 위해 정치 이념적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회가 힘 있는 자와 힘 없는 자로 새롭게 갈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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