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20년과 비교해 90년대 겨울이 한 달 정도 짧아졌다. 여름은 길어지고 있고 봄꽃 개화시기는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2010년 기후변화 적응정책, 국민건강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포럼에서 김성균 기상청 기후정책과 과장은 “21세기 말 기온은 평년 대비 4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극한 저온현상 빈도가 감소하고 극한 고온현상 빈도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격한 기후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 가까운 사례로 기온상승은 화석연료 사용을 급증시켜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고, 오존 농도를 증가시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을 증가시킨다.

또한 인체가 고온에 노출되면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 부담이 증가해 체온 조절능력이 감소된다.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이나 심혈관질환 악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도시거주자 중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빈곤층과 독거노인 등 노약자·어린이·호흡기감염자는 폭염 취약계층으로 분류된다. 65세 이상 노인은 고온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와 환경부·기상청은 대기오염에 의한 건강영향 대책과 폭염으로 인한 취약계층 관리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복지부 내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담부서가 없다. 정은경 복지부 질병정책과 과장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내 전담조직과 전담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생산 감소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충원 농림수산식품부 녹색미래전략과장은 “2007년 벼 줄무늬잎마름병이라는 바이러스병으로 전국적으로 1만4천137헥타르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모든 작물의 30~40%가 병충해로 소실되는 상황이어서 병충해에 강한 품종과 영농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천식·뇌졸중·피부질환·폐질환 가능 지수를 개발해 인터넷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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