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자가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19일 대우자동차 파업사태가 조합원들의 참여율 저조로 열기가 한풀 꺾였다. 부평공장 내 농성자들의 저항이 여전히 거세지만 군산 및 창원공장의 파업동조 여하에 따라 상황의 장기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현재 부평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근로자 및 가족들이 장기전 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사태 장기화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풀 꺾인 파업열기=지난 주말 동안 정리해고 통보자 및 가족들이 속속 파업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대우차 노조는 한층 힘을 얻었다. 그러나 19일 정리본격적으로 파업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됐던 정리해고자들이 대부분 공장으로 집결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부평역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벌이기로 한 장외집회도 참가인원이 적어 무산됐다.

집회무산 후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정리해고자 100여명이 간혹 공장진입을 시도했으나 2000여명의 경찰이 이를 제지, 대부분 진입에 실패했다.

한편 노조는 정부가 18일 내놓은 ‘대우차 희망센터’‘인천지역 1사 1인 일자리 나누기 운동’ 등의 방안에 대해서 “파업을 저지하기 위한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거부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움직이는 노동계=우려했던 대우차 노조와 민주노총의 연대집회가 무산되면서 노동계의 투쟁열기는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이날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과 공장진입을 놓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노동계의 대우차 지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동계로서는 이번 대우차 정리해고 사태가 단순한 한 회사에 국한되지않고 올 한해 동안 정부가 벌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 이번 사태를 춘계투쟁까지 이어나가 정부의 의도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불투명해지는 미래=파업확산에는 실패했지만 노조의 장기농성 움직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향후 대우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채권단 주변에서는 부평공장을 제외한 국내공장 분할매각, GM매각 실패시의 청산매각 등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대책이 거론되고 있다. 오는 26일 법원의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때까지 노사대립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대우차는 파국으로 치달을 공산이 높다.

이에 대해 엄낙용 산은 총재도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끌어내기가 어려우며 이 경우 법정관리 폐지까지 생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인천지법도 최근 영화회계법인의 대우차 실사결과에 대해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지만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다음달 초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GM도 최근의 일련사태들에 대해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주의 상황 추이가GM의 공식입장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