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 19일 사흘째 농성에 들어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노조는 이날 경찰과 또 충돌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정리해고 통보가 거의 끝났음에도 정리해고를 당한조합원이나 그 가족들이 대거 가세하지는 않았으며 군산. 창원공장도 정상가동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이 현장에 파업지도부를 설치하고 부평공장 근처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해 사태의 진정 또는 확산에 변수로작용할 전망이다.

◇경찰과 또 충돌 = 조합원 및 가족 등 350여명은 오전 10시20분께 부평공장 내 정문 앞에 집결, 농성 합류를 시도하는 공장 밖 조합원. 가족 100여명을 들여보내 줄것을 요구하며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하게 부딪쳤다.

이들은 정문을 사이에 두고 전경들과 쇠파이프. 곤봉 등으로 서로 치고 받으며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으며 노조 지도부가 부상자 발생을 우려, 돌등의 사용을 금지했으나 흥분한 일부 조합원들은 쇠파이프와 철제 소형 바리케이드 등을 던지고 소화기를 뿌리며 대형 호스로 물줄기를 퍼부었다.

이로 인해 조합원 1명이 날아든 물체에 맞아 얼굴이 찢기는 등 크고작은 부상이 잇따랐다.

조합원들은 오전 11시20분께 공장내 조립사거리로 후퇴했으며 오후 3시께 또 한차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15개 중대 1천800여명을공장 주요 출입구를 중심으로 배치해 조합원 등의 공장 진입을 막았다.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날 "극렬 폭력사태가 발생하거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찰력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당장 공권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조합원 가세는 부진 = 이날 정리해고 통지서 배달이 거의 끝났으나조합원. 가족의 대거 합세는 없었다. 따라서 지난 17일 노조의 총파업돌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농성에 참가하는 조합원은 300-500명선에 그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족은 60여명 정도다.

비록 경찰이 출입문을 봉쇄하고는 있지만 공장에 들어가려는 조합원과 가족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또 대우차 공동투쟁본부 등은 이날 오후 3시께 부평역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참가자가 150여명에 그쳐 제대로 열지 못했다.

◇창원. 군산공장 정상가동 = 부평본사 노조가 전 사업장에서의 총파업을 선언했음에도 창원(마티즈). 군산(레조.누비라).부산(버스)공장은 이날도 정상 가동됐다. 부평공장은 회사측이 재고감축을 위해 승용1공장(라노스)은 지난 12일부터, 승용2공장(매그너스. 레간자)은 15일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다.

창원공장만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 일과시간 후의 잔업(2시간)을 거부했다. 이들 공장 노조 지부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향후 동조파업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대우차 농성이 총파업으로 확산되느냐 또는 진정국면에 접어드느냐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노총 농성 지원 =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열어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민주노총 지휘부를 농성현장에 설치하고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조직역량을 총동원, 투쟁을 지원하겠다"며 "경찰병력이 투입되면 즉각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단 위원장 등이 이날 오후부터 직접 농성현장에 합류, 투쟁을 주도하는 한편 오는 20일 김우중 체포결사대를 프랑스에 파견하고 21, 24일 등에 부평역앞 등에서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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