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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로 산재요양을 신청했다면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노동자의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여기서 업무상재해란 업무상사유에 따른 부상과 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법을 어겨서라도 이득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일하다 다친 것이 아닌데도 산업재해 요양신청을 하는 경우도 그런 사례일 것이다.

술 마시다 다치고 산재요양신청

병원에 다니는 임아무개씨는 지난 2003년 1월 근무시간에 근무장소를 이탈해 삼성동에 있는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다. 임씨는 밤새 술을 마셨고, 이튿날 술집에서 밖으로 나오던 중 계단에서 넘어져 우측 족관절 내과골절·우흉부 좌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그는 “서류를 가지러 병원 계단을 내려가던 중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지면서 상해를 입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을 신청했다. 그가 다니던 병원측도 요양신청서에 기재된 사실이 틀림없다고 확인해 줬다.
공단은 다음달 요양신청을 승인했고, 임씨에게 휴업급여 801만6천930원과 장해일시금 1천99만4천940원 등 총 2천710만5천41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임씨의 이런 행각은 1년도 안 돼 덜미가 잡혔다. 같은해 12월 익명의 제보자가 공단에 임씨가 재해 경위를 허위로 신고해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제보를 한 것이다. 공단은 재해 경위를 재조사했고 2004년 2월 임씨에 대해 요양승인결정 취소·부당이득금징수처분을 했다. 병원에 대해서도 임씨가 공단에서 지급받은 보험급여액의 두 배인 5천421만820원을 임씨와 연대해 납부할 것을 명했다. 임씨의 사고가 업무상재해가 아닌 데다, 임씨의 요양신청 과정에서 사업주인 병원이 허위의 재해경위를 확인해 줘 공단이 사실인 것처럼 믿게 했기 때문에 병원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허위로 신청하면 두 배로 되물어

이 사건의 원고는 병원이고, 피고는 근로복지공단이다. 병원측은 임씨가 병원 야간당직 근무 중 다쳤다는 보고를 당사자와 동료 직원들에게 받았고, 이를 의심할 사유가 없었기 때문에 재해경위를 확인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단의 조사결과 병원측은 재해가 발생한 직후에는 산재처리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임씨와 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요양신청서에 사실 확인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산재보험법 53조 1항·2항 규정(2003년 당시)은 산재보상보험급여의 절차적 특성상 피고가 재해의 경위를 정확히 밝혀, 이에 따른 업무상 재해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사정을 악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근로자와 허위신고 또는 증명으로 보험급여를 지급하게 한 보험가입장에게 이미 지급한 보험급여액의 배액을 징수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산재보상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상판례]
서울행법 2005년 6월23일 판결 2005구합4274 부당이득금 지수처분취소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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