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분기 예산 가운데 10조~12조원을 3분기에 앞당겨 쓰기로 했다. 대신 부족한 재정은 내년으로 예정된 공기업 투자를 조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3일 ‘28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우선 재정 조기집행을 하반기에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당초 3분기 43조6천억이 집행될 예정이었으나, 이를 53조~55조원으로 늘렸다. 4분기의 경우 57조7천억원을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45조~47조원 정도로 줄이기로 했다.

정부는 하반기 지출감소에 따른 공백을 줄이고 내년 상반기 경기보완을 위해 내년 공기업 투자분을 올 하반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재정의 65%를 조기집행함에 따라 하반기 재정 여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회 승인을 받지 않아도 투입이 가능한 공기업의 내년 투자분 가운데 1조7천억원을 끌어다 사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송배전 설비확충(4천800억원), 발전소 건설·유지보수(3천970억원), 고속도로 조기 착공(3천억원), 고속철도 건설(2천350억원) 등이다. 또 11월에는 공기업 투자보고대회를 열어 내년 공기업 투자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신속한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 동의 없이 내년 공기업 투자분을 조기에 집행할 경우 편법 예산운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경제전망과 관련해 전기 대비 1% 내외의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재정여력 약화로 인한 영향이 나타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 위험에 따른 성장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부진한 투자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재정부문 대응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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