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가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차기 의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인권위는 30일 상임위를 열고 다음달 3일부터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 포럼(APF) 연례총회에서 결정되는 ICC 차기 의장과 관련해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의장기구 수임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그 타당성과 필요성·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의장기구를 맡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우리나라 인권위원장은 차기 ICC 의장으로 뽑힐 가능성이 높았다.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국은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아태지역에서 선정되고 특히 부의장국인 우리나라가 유력했다. 하지만 촛불집회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권탄압 논란과 인권위 기구 축소로 인한 독립성 훼손 문제로 구설에 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최근 현병철 위원장 대신 저명한 제3의 인물을 의장 후보로 추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포기로 선회한 것이다. 인권위는 “2001년 설립 이후 국제사회에서 모범적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의장기구 수임을 추진했다”며 “지금은 국내의 인권현장을 살피고 국내의 여러 인권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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