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를 짓는 지역 농민들은 요즘 ‘올해는 흉년 되라, 흉년 되라’ 이렇게 말합니다.”
재고량 증가와 소비부진에 가격하락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7일 농협노조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국내 쌀 재고량은 90만9천710톤으로 전년 동기 59만톤의 두 배 가까운 재고량을 기록하고 있다. 재고량 증가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농협이 지난해 수매 때 한 포대에 5만3천원(20Kg 기준)에 매입했던 쌀 가격은 현재 4만9천원 이하로 떨어졌다. 해마다 5~6월이면 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거나 안정세를 보이는 시기였지만, 올해는 쌀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수확기에 쌀 시장가격의 붕괴로 공공비축미 추곡 수매가격 폭락은 물론 추가 수매 자체도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쌀 재고량 증가의 원인으로 지난해 풍년과 고질적인 쌀 소비부진 등을 꼽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43만톤이나 늘었지만 지난 2007년 76.9㎏이던 쌀 소비량은 올해 74.3㎏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는 2004년 쌀 협상 결과에 따라 2014년까지 매년 2만347톤씩 늘어난 쌀을 수입해야 한다. 올해 국내 쌀 의무 수입량은 30만7천톤이다.

한편 남북관계 경색도 재고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2007년까지 매년 10만~40만톤씩 지원되던 대북 쌀 지원은 지난 2년 동안 중단됐다.
농협노조 관계자는 “쌀 재고 누적과 대란은 이미 예고된 일”이라며 “무조건 시장에 맡기면 된다며 나 몰라라 했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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