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협·전국축협·인삼협 3사 노조가 약 1만 2천의 대규모 조직을 갖춰 오는 25일 단일노조로 출범한다. 현재 농협노조(위원장 강근제)·축협노조(위원장 김의열)가 주축이 돼 전지역을 돌며 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통합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합 단일노조 '뼈대' 위에 구체적인 '살점'을 붙이게 되는 합동 중앙집행위원회를 앞둔 시점인 12일, 양 노조 위원장을 만나봤다.

"이번 통합은 소산별노조건설의 작은 걸음입니다. 협동조합 원칙에 입각한 조합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농협중앙회에 맞선 투쟁이 필요하기도 하구요. 여기에 정부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쟁을 앞세우며 협동조합을 주식회사화 하려고 하니 정부정책에 대한 맞대응도 준비해야 합니다" 협동조합 단일노조 출범의 당위성을 묻는 질문에 농협노조 강근제 위원장의 말이다. "지난해 중앙회 통합 반대투쟁을 전개하면서 일정부분 한계를 느꼈습니다. 올 상반기 축협을 중심으로 진행될 구조조정 대응을 위해서도 조직이 나눠져 있으면 불가능하죠" 축협노조 김의열 위원장이 덧붙인다. 양 노조 위원장은 공통적으로 현재 협동조합노조가 풀어야 할 과제를 위해서 '조직확대와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 노조 위원장이 통합을 확실히 굳힌 시점은 언제였을까. "빵(감옥), 아니겠어요"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경 통합반대 투쟁으로 감옥에 있을 때 강 위원장이 면회를 가 철창을 사이에 두고 단일노조 결의를 굳건히 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출소 이후 통합 움직임은 가속도가 붙었다.

"통합 준비 과정에서 무엇보다 단위노조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밑으로부터 단결이 안되면 통합 이후 양 조직간에 '골'을 메우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죠." 축협노조는 조합원 대상으로 통합 찬반투표 개표를 진행중인 12일, 거의 100% 찬성을 보이고 있으며, 농협노조도 확대간부회의에서 간부 52명이 찬성했고 나머지 6명도 발생될 문제점에 대한 보안을 좀더 준비하자는 의견을 내는 등 대체적으로 통합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 농협노조·축협노조 통합 이후 대규모 투쟁 준비

"정부와 중앙회의 요구는 돈 되는 장사만 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지역조합은 농민에 대한 지도사업 같은 본연의 업무가 있는 것이 현실이죠. 자본을 축적할 수 없게 법으로 제한한 비영리법인인 지역조합에 BIS비율을 맞추라니…협동조합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죠" 정부의 농경정책 실패 책임이 전적으로 농민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까지 그러한 방향으로 갈 수 없다며 양 노조 위원장은 강경한 입장이다.

양 노조는 통합 이후 대규모 투쟁을 준비중이다. 우선 축협노조는 지난해 12월 대의원대회에서 올 3월 총파업을 결의하고 일정이나 방법을 위원장에 위임한 상태다. 정부가 축협에 부실을 이유로 인력감축을 전제한 대규모 통폐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협노조도 단위노조 총파업 교육에 들어갔다. 농협중앙회에서 지역조합의 신용사업(은행업무)을 전담하겠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지면서 '생사를 건 싸움'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노동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는 축협노조와 농민운동 분위기가 강했던 농협노조. 양 조직의 통합은 다른 방향을 걸어왔던 조직문화의 특성을 극복하는 것과 한 발짝씩 다가오는 구조조정에 맞대응 할 수 있는 조직력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의 절대절명 과제를 안고 있다.

"힘든 것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 아닙니까" 양 노조 위원장은 농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협동조합 건설를 위해 싸워야 할 것이 많다며 '통합'을 시작으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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