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원이 안전법규를 지키지 않아 노동자 추락사망을 발생케 한 사업장의 경영진에게 벌금형을 선고하고, 동물 학대자에게 구류형을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영국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스코틀랜드의 한 건설회사는 노동자 추락사망과 관련해 안전보건법규를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같은날 경범죄 재판소에서는 토끼를 괴롭히다 죽게 만든 한 남성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추락사망 재해가 발생한 회사는 법 위반으로 5천파운드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현장관리를 맡았던 이사도 4천파운드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런데 토끼를 괴롭히다 죽게 만든 남성은 6개월 구류형을 받았다.
영국의 '살인기업과 싸우는 가족모임'은 "영국 사회가 노동자 목숨보다 토끼 목숨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분노했다.

모임의 회원인 샤론 노먼씨는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에게 보낸 항의편지에서 "동물학대자들을 봐주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학대하고 가정을 파괴한 살인자들을 더 강력히 처벌하자고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토끼를 죽인 사람은 몇 달 만에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면서도 노동자를 죽게 한 경영진에게 겨우 벌금형을 물리는 판결이 3년이나 걸린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 환경미화원, 맨홀 작업 중 질식사

인도에서 환경미화원이 맨홀 청소를 하다가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의 비자야와다 폐기물처리회사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환경미화원 두 명은 지난 19일 하수구 맨홀을 청소하러 들어갔다 질식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하수구 내에 가득 찬 메탄가스를 사망원인으로 꼽았다. 당국은 첫 번째 재해자가 의식을 잃었고 두 번째 재해자가 구조하러 들어가면서 두 명 모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구조대원들은 하수구 맨홀 내부 가스농도가 너무 높아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도 그냥 들어가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맨홀을 열어 한동안 환기를 시킨 다음에야 구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인도의 비자야와다 시장은 "폐기물처리 하청회사에서 두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기 전에 충분한 교육을 하지 않았다"며 "하청회사 책임자를 불러 진상을 조사한 다음 책임을 묻고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재해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그렇게 위험한 일을 시키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청회사인 비자야와다 폐기물회사와 지자체에서 하수구 준설장비를 충분히 지원해 노동자들이 직접 맨홀 청소를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산업안전보건협회 안전보건선언서 발표

영국 산업안전보건협회(IOSH)가 최근 영국 노동자와 일반인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안전보건선언서를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는 직업과 관련해 2천800만일 이상의 근로손실일이 발생했고, 20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직무 중 발생한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삶의 질과 미래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협회는 중소기업의 안전보건 지원과 안전보건 교육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중소기업의 위험성 평가를 위한 온라인 도구 등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안전보건 지침서를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안전보건에 관한 조기교육도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19세 미만 근로자가 사망한 건수는 총 61명이었으며, 1만4천명 이상의 청소년이 작업 중 발생한 질병과 상해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협회는 "안전보건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해 처음 직업을 경험하는 청소년기부터 적절한 안전보건 교육이 이뤄지도록 기술교육과정과 국가교육과정 등에 안전보건 사항을 포함해 교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제협력팀, 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2009년 6월24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