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수익다변화가 시스템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11일 '은행의 비이자영업 확대와 시스템 위험' 보고서에서 "비이자영업 확대는 시스템 위험을 높이는 효과와 업무 다변화를 통한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모두 발휘하고 있다"면서도 "상반되는 두 효과에 총합을 살펴보면 비이자영업 확대는 최근 들어 시스템 위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국내 은행의 비이자영업수익 증가 추세에 따른 시스템 위험 평가를 세 가지 위험평가 척도를 동원해 분석했다.

국내 은행은 2000년 들어 금융 세계화와 규제 완화 등에 따라 수익다변화를 추진하면서 전통적 수익구조인 예대마진(이자수익)에서 벗어나 수수료·신용카드·파생상품·신탁·유가증권매매 등 비이자영업을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비이자영업수익 비중은 2000년 28.5%에 불과했으나 20008년에는 79.2%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비이자영업 확대가 업무 다변화로 인해 이익을 제고하고 위험도 낮출 것으로 인식했지만, 2000년 들어서는 이와 상반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7년 발간한 보고에서 "비이자영업은 이자영업에 비해 이익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분산편익효과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지적됐다. 세계적 금융학자들도 "비이자영업이 확대되면 은행 간 자산구성이 유사해지고 자금조달 면에서도 시장에 대한 위험노출이 확대되면서 거래상대방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시스템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은행의 비이자영업에 대한 의존도가 최근 들어 과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파생상품과 유가증권매매를 중심으로 은행의 비이자영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이자영업 위험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09년 6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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