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학수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주임연구원은 파견업무 확대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파견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노동자의 숙련을 높이는 데도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Q. 일본 노동시장이 비정규직 중심으로 짜인 것 같다. 심각한가.
A. 지금은 심각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심각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는 계약직이 많고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많다. 일본은 비정규직의 대부분은 파트타임이고 대부분은 주부다. 대부분 일하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측면은 적었다. 그래서 일본에서 비정규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다. 파견법 개정으로 파견이 일본의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종래처럼 비정규직 하면 파트타임이라는 단순한 등식이 성립됐는데 파견근로가 확대되면서 비정규직 구성이 달라졌다. 그런 면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확대됐다.

Q. 경제위기가 없었다면 2009년 문제가 나타났을까.
A. 일본의 파견법은 특정 사람에 대해 3년 고용하면 직접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2~3명이라도 특정업무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했을 때는 1년이 안 되더라도 직접고용해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업무에 규제를 두고 있다. 경기가 좋았으면 직접고용을 많이 했을 것이다. 편법적으로 몇 개월 쉬고 다시 파견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업무가 기준이기 때문에 단속하면 걸린다.

Q. 후생노동성에서는 청부를 권유했다고 하던데.
A. 제조업 파견이 허용되지 않았을 때는 청부가 엄청나게 많았다. 이게 문제다. 위장파견이고 불법파견이라고 해서 많이 문제가 됐는데, 제조업 파견 허용 뒤에 파견으로 많이 바뀌었다. 3년 계약으로 다시 청부로 돌리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단속하면 모두 걸리게 돼 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부였다가 2006년 파견으로 돌렸다. 다시 청부로 돌리는 것은 관리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한정적이다.

Q. 시장이 우리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A. 일본은 전반적으로 기간을 두고 계약을 맺고 계약해지를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우리는 속전속결이라 노동자들의 불안이 크게 드러난다.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직접 철강업종 조사했는데, 대기업 철강업종이 100이라 하면 중소기업은 70~80 정도 된다. 물론 큰 격차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다. 임금뿐 아니라 보너스 상여금 격차도 한국에 비해 크지 않다.

Q. 청부나 파견의 경우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
A. 격차는 남성이 더 난다. 정규직을 100으로 보면 남성은 50~60 사이고 여성은 67까지 간다.

Q. 한국상황은 알고 있을 텐데, 파견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일본은 고용책임을 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파견노동자를 많이 사용하는데, 한국은 계약노동자들이 그렇게 많은데 왜 파견근로를 도입하는지 모르겠다. 계약노동자에 대해서는 2년의 제한이 있어도 마음대로 기업이 해고하는데 파견근로를 도입하면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일본에서는 약 30% 전후되는데, 직접채용과 파견노동자 채용하고 보면 기업에서는 파견이 더 비싸다. 나쁘게 말해 중간착취를 하기 때문에 파견근로 도입은 회의적이다.

Q. 규제 안 되는 사내하청을 규제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생각도 들어 있다.
A. 파견노동자로 하면 붕 뜬다. 언제, 어떻게 자기가 해고될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부가가치가 높은 근로를 당사자도 하기 힘들고, 기업도 기대하기 힘들다. 가면 갈수록 우리나라도 가격경쟁은 힘들고 품질을 높인다든지 부가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취로형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Q. 직업소개소 대형화가 고용에 도움되나.
A. 노동시장 문제보다 산업구조적으로 봐야 한다. 한국은 일본 보다 중소기업 층이 얇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좋은 부품 설비를 대부분 일본에서 구입한다. 중소기업이 어느 정도 취약한지 드러난다. 중소기업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용흡수력이 떨어진다.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고용의 절대적인 양이 낮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한다. 노동시장 수급의 미스매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파견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직업소개소를 거대화하더라도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2009년 5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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