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몰아친 이후 상담내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올해 들어 임금체불·해고 등 기초적인 상담이 급격히 늘었다.
심재정 한국노총 부천지역상담소장은 “기존에는 수당의 퇴직금 포함 여부 등 법률적 판단을 구하는 상담이 많았지만 경제위기 이후에는 임금체불이나 실업급여 받는 방법 등을 묻는 기초적인 상담건수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천지역상담소의 경우 임금·퇴직금과 관련한 상담건수가 1분기 전체 상담건수(1천259건) 중 36.6%(461건)를 차지했다. 고용보험 관련 상담도 134건(10.6%)으로, 체불임금이나 실업과 관련한 상담이 전체 상담 중 절반에 육박한다. 또 근로시간·휴가 관련 상담이 203건으로 조사됐는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순환휴직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한 가지 흐름은 해고나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노조설립과 관련한 상담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성남지역상담소의 경우 1분기 전체 상담건수 680건 중 임금·퇴직금 관련 상담이 64건(9.4%)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전보 등 부당노동행위(57건)와 해고(49건)가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됐다. 노조설립에 관한 상담이 54건이었고, 신규노조의 단체교섭·단체협약 체결(49건)과 노조운영(18건)에 관한 것도 함께 증가했다.

이정익 성남지역상담소 부장은 “경제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상황이 상담내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상담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배 상승했고, 내용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올해 들어 해고나 부당전보 등 부당노동행위 관련 상담이 늘었는데 이와 함께 노조설립 건수도 동반 상승했다”며 “회사의 퇴직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노조가 늘어나면서 단체교섭·단체협약 관련 상담도 덩달아 늘었다는 것이다.

여성노동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존 차별·성희롱 등 여성문제보다 해고상담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명 한국여성노동자회 상담원은 “예전에는 남녀차별·성희롱 상담이 많았는데 해고상담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평등의 전화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출산 여성노동자 해고사례가 2007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4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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