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길게는 8년 동안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수배자들과 그 가족들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수배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정치수배 해제 명동성당농성단'과 수배자·양심수 가족들은 12일 오전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될 때 가졌던 기대와는 달리 집권 3년 동안 정치수배자와 양심수는 늘어만 갔다"며 "오는 25일 취임 3주년을 맞아 모든 정치수배를 해제하고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정치수배자와 양심수의 절대 다수가 국가보안법에 의한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의 전면적 폐지를 촉구했다.

양심수와 수배자 가족들이 "수배와 구속으로 인해 자식과 생이별 당하고 살아가는 가족들은 죽지 못해 살고 있어 초상집과 다를 바 없다"며 소복을 입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또한 지난 달 18일부터 명동성당 들머리에 감옥모형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무기한 노상감옥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수배자들도 푸른 수의에 포승줄로 몸을 묶고 참석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수배자와 양심수 가족들은 민주당사를 방문, 민주당 인권위원회 이종걸 위원장을 면담하고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한편,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자전거 대행진 발대식을 가졌다. 국민연대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3대 개혁입법 연대단체들과 함께 2월 한달 동안 서울 시내일대에서 자전거를 이용, 대국민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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