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서울에서, 뉴욕에서, 시드니에서 추모의 촛불을 밝힌다. 일하다 죽은 노동자를 기리는 이 촛불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기원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이날은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 처음 지정된 것은 지난 96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지속가능한 발전위원회’에 참석했던 당시 국제자유노련(ICFTU) 대표들이 산재사망 노동자를 위해 촛불을 밝힌 것에서 유래했다. 이들은 3년 전인 93년 태국 장난감공장에서 화재로 죽어간 188명의 노동자를 추모하는 데 뜻을 모았다.‘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장난감을 만드는데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피와 죽음이 묻어 있다’는 각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제자유노련은 96년 첫 행사를 계기로 조직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4월28일을 구체적인 공동행동의 날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을 유엔이 정하는‘국제기념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호주 등 10여개 이상 국가들이 이날을 법정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로 정했다.
올해 국제노동기구(ILO)는 국제산재노동자 추모의 날 슬로건을‘나의 인생, 나의 일, 나의 안전한 작업’으로 정했다. 작업현장의 위험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와 양질의 노동(Decent work)을 실현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시민∙사회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4월을‘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로 정하고 해마다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노총은 2000년 7월 보라매공원에 산재희생자 위령탑을 세운 데 이어 같은해 국제자유노련의 권고에 따라 4월28일을 산재노동자의 날로 지정했다. 2001년부터 매년 4월28일에 산재노동자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한국노총은 28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산별연맹과 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산재노동자의 날’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산재희생자 추모∙산재예방을 위한 사진 전시회’와 산재희생자를 위한 진혼굿이 펼쳐진다. 한국노총은 올해 △노동건강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규제와 기업의 책임 확보 △노동자가 참여하는 산업안전보건제도 개혁 △취약계층 노동자 건강권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출퇴근 산재인정과 산재노동자의 원직 복직을 주요한 요구로 제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88년 문송면군(당시 15세)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후 매년 7월을‘산재추방의 달’로 정했다가 2002년부터 4월로 옮겨 여러 가지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21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간 자전거 전국순회를 통해 노동자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울산에서 전국순회 선포식을 갖고, 포항을 거쳐 22일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민주노총은 석면의 위험을 알리는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하고 23일 창원으로 옮겨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 앞에서 산재 불승인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 여수(24일)에서는 화학플랜트 건설노동자의 직업성 암을, 광주(25일)에서는 간호사 자살을 주요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대전(26일)에서는 한국타이어 집단사망, 이천(27일)에서는 이주노동자와 건설노동자 참사에 대해 공론화할 방침이다. 28일에는 청계천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이날 <매일노동뉴스>는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와 함께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은 2005년 4월27일 ‘산재사망도 살인이다’를 슬로건으로 발족한‘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매년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간 7개 기업을 선정해 명단을 발표한다. 가장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기업에 대해 최악의 살인기업 증서를 수여한다. 2006년에는 GS건설, 2007년에는 현대건설이 각각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참여하지 않아 독자적인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4월 23일>


 

기업에 대해 최악의

기업에 대해 최악의 살인기업 증서를 수여한다. 2006년에는 GS건설, 2007년에는 현대건설이 각각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는 한국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참여하지 않아 독자적인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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