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삽질이 한창입니다. 강변 공원은 머잖아 고품격 문화공간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한강 르네상스'란 멋진 이름이 붙었습니다. 봄바람 살랑이는 강변에 데이트 나선 연인들이, 운동 나온 사람들이 발 디딜 곳이 줄었지만 참아야죠. 삽질엔 늘 얼마간의 불편이 뒤따르게 마련이니까요. 공사가 끝나고 다시 봄바람 따뜻한 강변에 앉아 서울 타워쪽을 바라보고 '강 건너 불 구경'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오금이 다 저립니다. 강 건너 용산에 곧 들어설 마천루의 야경은 장관일겁니다. 삼각대 세워 기념사진도 찍어댈 겁니다. 마포나루 선착장에서 출발해 남한강을 지나 낙동강까지 가는 호화 유람선 승선권은 미리 예약해둬야 할 겁니다. 물길 잇기 사업은 '마스터 플랜'도 없이 이미 예산까지 따냈다죠. 새재 넘을 일이 걱정이긴 하지만 기세로 봐선 터널도 두어개쯤 뻥 뚤릴겁니다. 이 대역사(?役事)가 끝날 때까진 좀 불편해도 참아야겠죠? 간혹 아프거나 누가 좀 죽거나 감옥에 들락여도 말이죠. '강 건너 불 구경'이라고도 하지요.
 
 
<매일노동뉴스 2009년 4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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