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별노조가 2년여의 준비 끝에 8일 출범했다. 노동계 내에서는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딛고 고용 안정, 비정규직 보호,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을 위한 산별노조로서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국사회의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속에서 금속 노동운동의 무게가 있던 만큼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금속노조가 전국적 산별노조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조속히 조직안정 및 확대를 이뤄내는 것. 일차적으로는 대공장 노조들을 참여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대공장노조가 9월까지 합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도 불투명한 구석은 남아 있다. 현재 조직변경 총회를 연기한 기아차노조와 6개월 임기의 보궐선거 중인 현대자동차노조는 8월중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다. 또한 대우차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앞두고 있고, 현대중공업노조는 임단협에서 표결에 부치겠다고 하지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조선노조도 9월까지는 전환을 한다고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바 있지만 역시 결론을 내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산별노조 건설이 필요한 이유로 제기돼온 2002년 복수노조 시행,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5년 유예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산별노조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9월까지 대기업노조를 산별노조로 최대한 합류시켜야 하는 금속산업연맹의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부분.

이같은 조건 속에서 새로 출범한 금속노조는 지부장 선출 및 상근자 문제 등 지부체제를 안정화시키고, 연맹과의 병행체제 속에서 자기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하는 것도 과제도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희망적이라는 것이 참가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일단 산별노조가 출범한 이상 이는 '현실'이 돼버렸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에서는 산별노조에의 합류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현실적인 교육·선전 및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등 완성된 산별노조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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