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병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조직개편에 대해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위한 자리만들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의료산업노조 보훈병원본부(본부장 김숙희)는 "공단이 한국보훈복지공단을 의료공단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위직제를 신설하고 보훈처의 인사들을 그 자리에 임용하고 있다"며 "공단이 하위직의 극심한 인력부족에도 불구, 고위공무원들의 자리보전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98년 이후 124명의 직제를 삭제하고 인력을 축소해 공익근무요원까지 활용하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조직개편과정에서 상임이사제를 신설해 4명 중 2명을 보훈처의 국장급 인사로 채웠으며 새로 신설된 1급 직제 2곳도 현재 보훈처 고위공무원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하위직은 승진적체와 늦장발령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훈처 담당관은 "의료중심의 자율경영을 위해 공단법을 개정하면서 보훈처가 관할하던 업무를 대신하기 위해 상임이사제를 도입, 담당자들이 상임이사로 임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력부족문제 대해서는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인력확충방안을 검토중이다"며 "노조와 협의해 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할 부분은 전환하고 필요한 인력은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단은 작년 노사합의를 통해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지만 학자금무상지원 미폐지와 노조전임자 미축소 등의 이유로 광주병원신축 예산 50억 등 총 72억의 예산이 기획예산처에 의해 을 배정 유보됐다. 노조는 오는 13일 여의도 보훈처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는 등 '낙하산인사 철회'와 '예산배정'을 요구하며 보훈처와 기획예산처를 겨냥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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