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연간 수백만 명의 소아가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차단하고 살균·소독과 같은 일차적 위생 개선방안을 세워야 한다. 개인 위생관리를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질환을 조절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감염병은 균이 인체에 침투해 생존을 위해 증식하는 과정에서 균 자체의 병원성이나 인체에 면역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병이다. 특히 소아는 역학적으로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예방접종으로 감염병 줄일 수 있어

예방접종의 원리는 특정 감염원에 감염시킨 후 회복기에 얻어지는 특이 면역 기전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 백신의 효과는 증가시키면서도 이상반응을 감소시킨 백신과 여러 가지 항원을 혼합해 접종이 편리하도록 만든 혼합백신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예방접종은 과거에 반복해 유행했던 흑사병·천연두를 박멸시켰고 폴리오·디프테리아·백일해와 같은 감염병 발생을 현저히 감소시켰다. 이런 결과는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감염병 발생을 차단하는 효율적인 수단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2001년 홍역이 유행한 것을 계기로 국가 차원에서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인을 받았다.

필수 예방접종 대상은?

질병관리본부는 BCG·B형간염·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일본뇌염·MMR·수두·독감 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지정하고 있다. 소아과학회에서는 뇌수막염·폐구균·A형간염·로타바이러스·인유두종바이러스·Td(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을 추가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예방접종은 대부분 소아만 받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들도 꼭 챙겨야 할 몇 가지 예방접종이 있다.

2007년과 지난해 느닷없이 A형간염이 유행했다. 과거에는 자연 노출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A형간염에 대한 자연면역을 가지고 있었으나 점차 국내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청·장년층의 경우 A형간염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A형간염도 전체 인구 중 면역획득 인구의 비율이 감소하면서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일부 A형간염의 경우 전격성간부전 상태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A형간염이 유행한 후 성인들에게도 예방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병원·학교·어린이시설 종사자들은 필히 A형간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파상풍과 디프테리아에 대한 추가 접종도 필요하다. 파상풍과 디프테리아에 대해서는 2·4·6개월과 18개월, 4~6세에 5차례 접종을 하고 11~12세 이후부터 매년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파상풍은 토양·분변·오염된 상처 등을 통해 들어온 균의 독소가 전신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사망률이 35%(신생아에서는 75%)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예방접종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점차 항체가 떨어지기 때문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예방접종은 소아의 전유물'이란 막연한 인식이 퍼져 있다. 때문에 청소년기 이후의 추가접종 실시율이 매우 낮다. 대부분 상처를 입고서 응급실에서 봉합술을 시행하고자 병원을 방문한 경우에만 주사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인식개선이 꼭 필요하다.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부터 개선하자

예방접종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가적 사업들이 최근 고려되고 있으나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 국민의 인식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명백하게 줄일 수 있는 질환의 위험을 간과하는 잘못된 인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따른 감염병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접종 대책이 역학연구와 기초 연구를 통해 수립돼야 한다.
 
 
<2009년 4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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