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운항승무원(조종사)노조의 파업이 임박했음에도, 회사와 정부는 26일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26일 노동부를 방문해, "30일까지 노조설립에 대한 약속을 해주지 않을 때
는 파업은 불가피하다"면서 파업을 막기 위해 노동부가 사태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2번에 걸친 노조설립신고서를 반려했던 이유인 '청원경찰권 해지'를 들
어 "회사측이 청원경찰을 해지하면 노조설립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이날 전했다.

이어 이날 오후 2시경 이성재 위원장 등 5명의 노조 간부와 심의택 사장, 김경환 인재개
발본부장, 박영경 운항본부장 등 노사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협상을 가져, 파업을 앞둔 회사
측이 입장변화를 보이는게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자리에서 회사측은
"청원경찰 해지에 대한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청원경찰 해지 문제와 노동부의 노
조설립 인정여부는 별도의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청원경찰권 문제가 핵심인 것을 알면서도 노동부와 회사측은 여전히
서로에게 책임을 미룬채 핑퐁게임만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노조는 더이상 선택의 여
지가 없다"면서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조종사 파업을 앞두고 노사정
간 해법이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

한편 조종사노조는 지난 19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현재까지 92%의 참가율을 보이
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은 지난 22일 '파업 찬반투표 및 총파업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
법에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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