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도 사람 사는 곳. 오랫 동안 흙 일구고 가축을 부리며 온전한 문화를 가꾸며 살아왔을 터. 세숫대야에 머리 묻고 엄마 손에 머리 감는 폼이 친근한데, 이역만리인들 거기도 다 사람 사는 곳. 티베트. 아이는 낯선 사진가를 거꾸로 보곤 헤죽 웃는다. 지난 2005년 "따시델레!" (행운·축복을 뜻하는 티베트 인사말) 한마디가 더없이 따숩더라. 그리고 2009년 3월, "티베트는 티베트인에게" 구호가 곳곳에서 뜨겁다. 제 땅엔 한줌 발 디딜 곳 없는 유민(流民)들의 설움이, 폭압에 저항한 분노가 또한 뜨겁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무장봉기 50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티베트 자치구에 군병력 10만명을 투입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1951년 티베트는 평화적으로 해방됐고 1959년 반란평정 이후 민주개혁이 진행됐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대규모 무장병력 배치소식은 뺀 채 수도 라싸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전했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기시감(旣視感)을 떨칠 수 없다.
 
 
<매일노동뉴스 3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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