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흔히 ‘맹장염’이라고 말하는 ‘충수돌기염’은 맹장 끝에 붙어 있는 약 10센티미터 길이의 충수돌기에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맹장염은 잘못된 말이다. 급성 복통을 일으켜(급성 충수염) 수술로 절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은 증상이 재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재발성 충수염이라고 한다. 만성 충수염은 잘못된 진단이다.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충수돌기염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세균감염설·바이러스설·알레르기설 등 여러 설이 있으나 아직 확정적인 것은 없다. 충수의 점막하 림프조직이 지나치게 증식하거나, 분석(단단히 굳은 변 덩어리)으로 인해 충수돌기가 폐쇄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수 림프조직 증식은 급성기관지염·홍역·세균성 이질에 의해 나타나는 전신적인 림프조직 증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분석은 섬유소가 적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경우에 흔히 발생한다. 그 외에도 이물질·기생충·종양으로 충수가 폐쇄돼 충수염이 생기기도 한다.

갑작스런 복통으로 시작

충수돌기염 증상은 흔히 갑작스런 복통에서 시작된다. 초기에는 명치 부근이나 배꼽 부근이 매우 쑤시고 아프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쪽 아래 복부에 통증이 나타나며, 이때를 전후해 구역질과 구토가 동반된다. 드물게 충수의 위치가 왼쪽 아래 복부나 맹장의 뒤쪽 또는 간장 아랫부분인 경우에는 치골 윗부분·왼쪽 아래 복부·오른쪽 위 복부 등에 통증이 나타난다.
이학적 소견으로는 발열이 있을 수 있고, 진단상 압통이 유력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압통점은 맥베니점(McBurney's point)인데, 충수의 정상 위치에 해당하는 점으로 장골의 우측 전상극에서 약 5센티미터 거리에 있다. 환자 자신이 스스로 오른쪽 다리를 구부리고 누운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 밖에 충수염이 진행돼 국한성 복막염을 일으킨 경우 오른쪽 아래 복부가 단단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농양(고름)이 형성돼 덩어리를 촉지하는 경우도 있다. 혈액검사상 백혈구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거나 호중구(백혈구) 증가, 백혈구 백분율의 좌방이동(미성숙세포가 혈중에 출현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성별·나이에 따라 다른 염증과 감별해야

위에서 밝힌 증상과 진찰에 의한 이학적 소견이 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 혈액 검사와 추가적으로 복부의 단순엑스선 촬영, 복부 초음파 촬영 등으로 다른 질병이 아닌 것을 증명할 수 있으면 급성충수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젊은 여성인 경우 자궁외 임신파열·난소 낭종(난소에 발생하는 낭성 종양)의 염전(꼬이는 것)·골반염·배란통과 구별해야 한다. 임신으로 인해 충수의 위치가 변했거나 충수가 간장 하부에 있는 경우에는 담석증·담낭염과 감별해야 한다.

맹장의 뒤에 있는 충수염이나 염증이 오른쪽 요로나 방광까지 파급된 경우에는 요로결석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 외에 게실염(대장 벽에 생긴 게실 내에 장의 내용물이 고여 발생하는 염증)·세균성 장염·회맹부(오른쪽 아래 복부)의 염증·암·결핵과도 구분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특히 급성 장간막(장을 매달아 유지하는 복막의 일부분) 림프절염과 감별해야 한다. 노년층의 경우 증상과 이학적 소견이 특이하지 않은 경우가 흔하므로 진단이 어려울 때도 있다.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원칙

수술로 충수를 절제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파열이나 복막염·농양 등 합병증이 생긴 경우나 즉각적인 수술이 불가능할 때는 탈수나 전해질의 이상 등을 교정한다. 항생제 투여와 동시에 환자의 머리를 높게 하고 위의 내용물을 빨아내는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한 다음 충수를 절제해야 할 필요도 있다.
 
 
<2009년 3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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