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막장 드라마' 열풍이 여의도 국회에 몰아쳐 의원과 당직자들 한동안 진땀 꽤나 뺐다. 'MB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갖가지 해프닝은 드라마의 그것을 압도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결국 '뻔한 결말'로 정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입바른 사람들, '막장 국회'라 이름 붙인다. 직권상정 압박한 '막장' 여당에 '맞짱' 뜬 야당은 '누더기'타협안을 두고 "경제위기 속 국민을 위한 타협"이라 변명했다. 뻔한 얘기다. 이 또한 '막장'이다.

'막장'은 본디 '갱도의 막다른 곳' 혹은 그곳에서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인데 최근 '갈 때까지 간', '막 나가는' 식의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이에 대해 지난 3일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 라며 "30℃를 오르내리는 고온을 잊은 채 땀 흘려 일하며 에너지 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현장이자 진지한 삶의 터전”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막장은 막다른 곳이 아니라 막혀 있지만 뚫어야 함을 의미하는 희망의 상징"이라고도 했다. 경제위기 어두운 터널 속 막다른 곳 뚫을 희망도 '막다른 곳 내몰린' 노동자에게서 찾아야 할까. 지금은 폐광돼 사라진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의 한 탄광에서 '막장'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3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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