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 있을 때의 일이다. 외래로 흉부외과 교수가 내원했다. 찾아온 이유인 즉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것이었다. 수술방에서 서서 하는 수술은 얼마든지 견디겠는데 책상에 앉기가 너무 겁난다고 했다.
의대 대학교수로 평생을 공부해야 하는 입장에서 참으로 곤욕스럽다고 하면서 병원에 있기에 벌써 자기공명영상법(MRI) 등의 검사는 다 했으나 정상 소견이 나왔다고 했다.

환자를 진찰해 보니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덜했다. 다리가 저리는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하지의 근력과 감각 검사는 정상이었다. MRI 사진을 확인하니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생소한 ‘척추 후관절 증후군’

이런 경우 대부분 척추 후관절 증후군의 증상이다. 척추의 추간판 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디스크’라는 진단은 자주 들어 봤겠지만 척추 후관절 증후군은 생소한 진단명이다.

인체의 척추는 앞에 추간판이 들어 있고 중간에 척수 신경이 있다. 뒤에는 척추를 지지해 주는 척추 후관절이라는 것이 있다. 추간판과 마찬가지로 후관절 역시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척추 후관절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목이나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증상이 악화되면 허리를 펴는 동작 즉 앉았다가 일어설 때 또는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을 호소하고 가끔씩 허리에서 뚜두둑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고 난 뒤에 매우 아프다가 조금 움직이면 통증이 덜하다. 경추의 경우 두통을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추간판 탈출증을 수술한 이후에 다리가 저리는 증상은 좋아졌으나 허리나 목의 통증이 남아 있는 경우 후관절 증후군인 경우가 많다.

치료는 어떻게?

후관절 증후군의 치료는 초기에는 소염제 등의 약물 치료를 하고 주변 근육을 푸는 스트레칭이나 ‘IMS’라고 하는 근육 내 자극술을 실시하면 호전이 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그래도 재발하면 고주파 시술이라는 특수 시술을 해야 한다.

외과 교수에게 이건 전형적인 허리의 후관절 증후군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경우라서 후관절의 신경 치료를 실시했다. 그 다음날 증상이 너무 좋아졌다고 바로 연락이 왔다.
허리 주변의 굳은 근육을 푸는 스트레칭과 강화 훈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후관절에 스트레스가 덜 가게 하는 방법을 설명한 뒤 치료를 종결했다.
 
 
<2009년 2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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