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금융위기로 유가증권 관련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감소했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8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조9천억원으로, 2007년 15조원에 비해 47.4%(7조1천억원) 감소했다. 2003년(1조9천억원)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대비 5조4천억원 늘어난 9조9천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인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1.08%로 전년 말과 비교해 0.3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위기로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급감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5조5천억원 줄어들어 은행 수익성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반면 대출규모 증가로 인해 이자이익은 2조8천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49%, 7.29%를 나타내 200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운용자산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순이자마진(NIM)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0.15%포인트 하락한 2.29%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국내 은행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기업 구조조정 결과가 반영되면서 3천억원의 손실을 봤다. 올해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상반기 중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매일노동뉴스 2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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