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부실 조선사 퇴출 소식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 때문이다. RG는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해 은행과 보험 등 금융회사를 통해 받은 보증서다. 금융회사는 조선업체가 파산했을 경우 업체가 받은 선수금을 대신 물어줘야 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중공업은 지난 20일 은행권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 D등급을 받아 퇴출대상으로 결정됐다. C등급을 받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는 조선사는 대한조선·진세조선·녹봉조선 등이다.
메리츠화재는 C&중공업 퇴출 결정으로 250억원 상당의 선수금을 대신 환급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총 RG 보유액은 5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2차 은행권 신용평가 결과에 따라 손실액 규모가 1천~2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녹봉조선과 진세조선에 각각 1천18억원, 17억원의 RG 관련 위험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해보험도 진세조선으로부터 1천70억원 규모의 RG를 인수해 이 가운데 80%를 재보험에 가입했다. 한화손해보험·서울보증보험 역시 워크아웃 대상 조선사에 RG를 일부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노조 관계자는 "손보사 가운데 동부화재·메리츠화재·쌍용화재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RG 손실규모가 커지면 영업위축에 따른 영업점 통폐합에 따른 구조조정의 우려도 있다. 메리츠화재 노사는 지난해 12월31일 고용안정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채영수 손보노조 메리츠화재지부장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려가 너무 부풀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1월23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