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노조의 9대 보궐선거가 지난달 31일 1차 유세를 기점으로 본격적 막을 올렸다. 지난달 19일 후보등록 마감 이후 지난달 28일까지의 오랜 설연휴로 휴면상태에 있다가, 31일 1차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것.

현재 기호 1번 노동자연대투쟁위(노연투)의 이경훈 후보, 기호 2번 현자민주노동자투쟁위(민투위)의 이상욱 후보가 2파전으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 두후보, 뚜렷한 성향차이 보이는 현장조직 출신

이들은 현대자동차노조의 전통적으로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왔던 현장조직의 주자들로, 이번 선거전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뚜렷한 입장차이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호1번 이경훈 후보(42)는 현재 노연투 의장으로 '노사상호책임주의'를 표방하면서, 준비된 정책과 대안을 강조하고 나섰다. 과거 이영복 5대 위원장이 의장으로 역임했던 현장조직 '한빛'과 맥을 같이하는 노연투의 일관된 주장이기도 하다. 특히 5대 집행부 때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던 94년 당시 삼성차진출반대 자동차 6사노조 공대위 공동의장으로, 40일간의 연대투쟁을 이끌었던 투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호2번 이상욱 후보(37)는 민투위 출신으로 5대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민투위는 단결과 투쟁을 통한 현장사수를 기조로 한 대표적인 현장조직중 하나다. 이상욱 후보는 91년 현자연합투쟁위원회 의장, 울산지역민주노동자협의회 초대의장 등을 역임, 양봉수 열사 분신투쟁 당시 구속돼온 전력을 갖고 있다. 이상욱 후보는 이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노동운동의 대의와 단결과 투쟁으로 고용안정 및 실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후보자들 공약의 차별성과 공통점

이경훈 후보는 △통합임단투 요구안 쟁취 △통폐합 및 구조조정 분쇄 △완벽한 통합노조건설 등을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임기 6개월 동안 통합임단투 요구안을 통해 실질적인 노조의 통합을 완성하겠다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현재 판매·정비부문의 광역딜러망 구축은 울산공장 및 각 공장의 하청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임단투를 통해 분쇄하겠다고 나섰다. 이와 함께 월급제 사원 특근비 현실화, 퇴직금 중도청산 조건 완전철폐, 각지부 사원 아파트 추진건립 등의 복지향상 공약도 내놓고 있다.

이상욱 후보 역시 △구조조정 분쇄 △통합임단협 상향평준화 쟁취 △강력한 통합노조 완성을 대표적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현장통제 강화, 노동강도 강화, 외주·하청화로 인한 고용불안 등에 적당한 타협이 아닌 투쟁을 통해 고용안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투쟁은 특정사업부나 특정공장의 사안으로 각개격파되도록 하지 않고 전공장 차원의 투쟁을 조직해서 막아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신규채용을 통한 인원확보, 구조조정 및 신기술 도입시 사전합의, 정년 만58세로 연장 등의 통합임단협의 상향평준화를 통해 구조조정도 막아낼 수 있다면서, 임기 6개월안에 임단투를 완전쟁취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2파전으로 붙은 이번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현장조직 및 1만1,000여명의 조합원을 갖고 있는 본부 및 지부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해당 현장조직들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공식적 결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밑에서 더욱 치열한 선거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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