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9월 IPTV 제공사업자를 확정한 이후 KT가 같은해 11월 IPTV 서비스를 처음 상용화했다.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와 LG데이콤도 이달부터 지상파방송을 포함한 실시간 IPTV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텔레비전 단말기에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새로운 방송·통신(융합) 매체다.
통신·방송 소폭 성장 전망

업계에서는 실물경제 위축에도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올해 합산 서비스 매출이 5.0% 증가하고 KT와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유선통신 3사의 합산 매출 성장률도 2.2%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0.7%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통신서비스 전체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46조6천억원 수준이었다. 무선이 20조7천억원, 유선통신은 14조4조원이었다. 올해 통신서비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47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무선은 1.5% 증가한 2조1천억원, 유선은 0.2% 증가한 14조5천억원, 별정은 3.5% 증가한 2조3천억원, 부가통신은 7% 증가한 9조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무선 서비스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IPTV의 성장과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인해 수익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과 휴대전화 서비스의 경우 경기위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IPTV는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영업 손실이 나고 있는 상태이지만 정보통신산업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올해 1월부터는 유선통신사 모두가 지상파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IPTV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케이블과 지역방송이 차지하고 있던 방송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IPTV는 아울러 셋톱박스·고화질 TV단말기·이동형단말기 등 관련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투자액보다 두 배 많은 3천600억원을 IPTV에 투자할 예정이다.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전송망 투자에 1천200억원, 단말기 확보에 1천400억원, 콘텐츠 확보에 800억원을 투자한다. SK브로드밴드도 IPTV 활성화를 위해 3천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LG데이콤도 1천869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 출신인 윤세홍 정보통신노련 부위원장은 "정보통신업계에서 IPTV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고 올해 1월부터 상용화서비스가 이뤄지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유·무선업체들의 통합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IPTV와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휴대전화) 간 결합상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유·무선업체들의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방송통신위는 올해부터 IPTV 등 통신상품 중 2~4개를 묶어 요금을 할인하는 결합상품 할인율을 20%에서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케이블 쇠퇴, 유·무선 합병

IPTV의 성장은 기존 케이블과 인터넷 등 경쟁 방송사업자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 개방경쟁이 불가피하고 플랫폼(통신망 등)도 표준화·개방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콘텐츠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요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자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물경제 위축 속에서도 방송통신업계는 소폭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이나 고용불안 위기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KT-KTF,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텔레콤-LG파워콤 등 유·무선 계열사 간 합병이 올해 정보통신산업 재편과 구조조정에 대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KT는 지난해 초부터 KTF와 합병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논의그룹을 만들었다. KT 관계자는 "통합준비는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아직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올해 유·무선업체 간 구조조정은 LG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LG텔레콤과 LG파워콤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두 업체가 통합할 경우 KT와 SK도 통합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조형일 IT정책연구소장은 "정보통신업이 IPTV를 필두로 방송과 통신, 유선과 무선이 통합하는 시대로 가고 있고 주요 업체들마다 관련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업체 간 통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통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1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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