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19일 ‘영등포 문래동 중소·영세사업장 실태조사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른바 ‘문래동 마치코바(영세공장)’의 노동실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5·18기념재단의 국내 NGO프로젝트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와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영등포지역위원회가 함께 참여했다.
인맥으로 일자리 구하고 훈련 못 받아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문래동 1·2·4가에서 일하는 노동자 155명과 사업주 232명 등 387명을 대상으로 했다. 평균연령은 41.7세로 고령화 추세가 확연했다. 평균 경력은 13.6년으로 숙련공들이 대부분이다. 10명 중 9명이 남성이며, 여성은 주로 식당이나 무급가족 종사자들이다. 77.3%가 기혼자였다.
문래동지역 노동자 10명 중 7명은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훈련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수자는 27.3%에 불과했다. 그러나 10명 중 2명꼴로 기능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으며, 가장 필요한 훈련분야로는 컴퓨터교육이라는 응답이 48.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반밀링기술 19.1%, 특수용접기술 11.8% 등의 순이었다. 서귀환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컴퓨터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은 이유는 PC사용능력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새로운 기계들이 자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상용직이 81.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용직은 9.7%에 불과했다. 일용직의 경우 최근 3개월 동안 일한 사업체수가 1곳이라는 응답(58.3%)이 많았지만 2~3곳, 4~6곳이라는 응답도 각각 25%, 16.7%로 높게 나왔다. 사업체 이동이 잦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상용직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95.2%는 정규직이었고, 2년 미만 계약직과 6계월 미만 단기직은 10%를 넘지 않았다. 월 급여는 200만~250만원 사이가 35.8%로 가장 많았다. 150만~200만원도 33.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3월 기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나타난 제조업 정규직 노동자 평균임금(230만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34시간이며 1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 비율도 44.6%로 절반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업체 대부분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들로 초과근로수당 등은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근로일수는 25.1일로 조사됐으나 6.5%는 30일 이상이라고 답했다. 2명 중 1명만 4대보험에 가입돼 있어, 기본적인 사회보장과도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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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2008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