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공적자금 소요를 충당하기 위해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10억달러(한화 1조2000억원)를 긴급 차입하기로 했다. 최근 종금사 구조조정 등으로 필요한 공적자금 소요는 늘어나는데 반해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자금은 없기 때문이다.

21일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보는 유럽계 금융기관인 도이체방크와 스위스계 은행인 UBS 등으로부터 10억 달러를 긴급 차입하기로 이들 금융기관과 합의했다.

정부는 차입한 자금은 빠르면 6월말이나 7월초에 들어오며 앞으로 진행될 종금사 등 금융구조조정과정에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금은 예보가 올 9월경 한국전력주식을 기반으로한 교환사채(EB)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우선 상환하는 조건인 일종의 `브릿지론'방식으로 조달된다.

차입 금리는 현재 예보채 금리인 연9%보다 낮은 수준인 연7∼8%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공적자금을 추가로 조달하기로 했으나 교환사채 발행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필요 자금을 우선 차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당초 보유하고 있는 한전주식을 담보로 10억달러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공적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국내증시 여건 및 한전 민영화 등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EB발행 시기를 9월경으로 늦췄다.

예보는 이번에 브릿지론 방식으로 필요자금을 우선적으로 조달하고 추후 EB가 발행되면 이 자금을 우선 상환할 방침이다. 도이치뱅크와 UBS는 예보의 교환사채를 발행에 대한 주간사 및 자문기관으로 선임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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