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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가다> '공정언론' 위해 '산통'을 겪고 있는 기자들24시간 뉴스제작 하면서 단식농성까지…끊이지 않는 시민들의 지지
농성장의 조합원들은 매일같이 찾아오는 ‘촛불시민’들이 있어 힘이난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는 상징적인 곳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국보 1호로 현재 복구공사가 한창인 숭례문이다. 다른 하나는 YTN 기자들이 공정언론을 위해 팻말을 든 곳으로 ‘촛불시민’이 매일 함께하는 YTN타워 앞이다.

YTN을 찾아가는 길목에 불에 탔던 숭례문 복구현장이 보였다. 숭례문은 복구현장을 공개할 정도로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YTN은 지난 7월 주주총회에서 대선 당시 이명박 선거캠프 언론특보로 있었던 구본홍씨를 사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 조합원들은 이를 지켜보며 울었다. 한 조합원은 "YTN도 숭례문처럼 불에 타 버렸다"고 울먹였다.

하지만 눈물로 '화마'를 막을 순 없었다. YTN 직원들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며 나섰지만 ‘권력에서 독립하고 비판정신을 실천하는 언론의 길’은 넉 달이 넘게 복구되지 않았다.<상자기사1 참조>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1일 ‘낙하산 반대’라는 팻말을 들 수밖에 없었던 YTN 기자들의 투쟁현장을 찾았다.

단식을 시작하다

서울 중구 YTN타워 정문에는 ‘YTN 젊은사원들의 모임’이 꾸린 단식농성장이 있다. 단식농성장 앞은 ‘우리의 양심은 낙하산을 허락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깔려 있고 20여명의 YTN 기자와 앵커들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단식농성 3일째(5일 현재 7일째)라는 팻말도 눈에 띈다.

“매일노동뉴스에서 왔는데 취재협조는 어디에 부탁해야 하나요?”

“그냥 취재하세요. 다들 자발적으로 나온 거라 단식농성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표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요.”

지난달 29일 ‘YTN 젊은사원들의 모임’ 소속 55명의 기자들은 ‘낙하산 반대투쟁’으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조합원의 징계·고소 철회와 구본홍 사장 사퇴를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젊은사원 모임은 2001년 이후 입사한 공채 7기부터 공채 10기로 구성됐다.

아주머니가 등기로 보낸 지원금과 편지. 이날 조합원들은‘자신들의 투쟁이 옳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권석재 지부 사무국장은 "후배들의 단식농성은 우리도 전혀 몰랐던 일이라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건강 등을 생각해 하지 말라고 많이 말렸다"면서도 "오늘(1일)부터는 우리도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럼 저도 단식농성을 하겠습니다.”(기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어요?”(권 사무국장)

“왜요. 우리 기획이 ‘현장을 가다’ 잖아요.”(기자)

그렇게 기자는 농성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하루 단식농성'에 동참했다.


연차를 내고 찾아오는 기자들

단식농성장은 자유로웠다. 조합원들은 지부 사무실에서 가져온 책과 신문을 보기도 하고, 서점에서 책을 사다 읽기도 했다. 몇몇은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읽는 책들도 언론과 관련한 교양서적에서 패션잡지까지 다양했다. 농성장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지부의 교육은 단식농성에 참여한 기자들끼리의 토론이 대신했다.

단식농성은 회사측이 조합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것 등이 발단이 됐다. 젊은사원 모임의 이승민 앵커는 “이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다 같이 모였고, 격렬한 토론 끝에 릴레이 단식을 결정했다”며 “지금은 제작과 단식을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제작을 중단하고 전면적인 단식에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릴레이 단식농성은 오전 8시 전날 단식자들과 교대하면서 시작된다. 이어 오후 10시부터 사장실 앞 농성을 한 뒤 다음날 새벽에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온다. 24시간으로 운영되다보니 참가자들은 연차나 휴가를 내고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시간이 되면 농성을 하다가도 취재현장에 가야 한다. 방송을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인력이 있기 때문에 연차나 휴가를 내지 못하는 조합원도 적지 않다. 기자들은 이를 ‘제작투쟁’이라고 부른다.

출근저지 투쟁, 보이지 않는 사장

오전 8시. 지부가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는 시간이다. 지부는 지난 7월 주주총회 후 구본홍 사장의 사장실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현재 출근저지 투쟁은 80여일을 넘기고 있다. 이날도 조합원들은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위해 YTN타워 각 입구와 지하주차장 등에 모였다.

구 사장은 조합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80일이 넘게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YTN타워 17층에 있는 사장실을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회의실 안 사장실'이다. 사장실로 통하는 회의실은 5명의 지부 간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구 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구 사장은 지난 8월5일 지부의 출근저지 투쟁에 맞서 오후 늦게 사장실에 몰래 들어갔다. 그는 ‘나가라’는 지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장실에서 생활하는 '배짱'을 보였다. 4일 동안 도시락으로 생활하던 구 사장은 결국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노사 양측은 구 사장의 신임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측은 취임 1년6개월이 지난 뒤 중간평가를 하자고 제안했고, 지부는 구 사장의 신임을 묻는 투표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맞섰다. 협상은 결렬됐다. 지부는 다시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고, 구 사장은 사장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선배 여기로 지나가세요”

사장실을 나와 농성장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우리 시청률이 ○○○하고 같아. 요즘 취재가면 취재원들이 웃으면서 ‘YTN 어때요’ 한다니까.”

"에휴. 참…. 내부가 시끄러우니까."

간부급으로 보이는 YTN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부에 따르면 사장 임명 건을 놓고 기자와 국장급 등 고참급 기자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한다. 젊은 사원들의 단식농성이 고참급 기자들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점심시간이 되자 YTN타워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YTN 기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단식농성자들 중 지원자로 구성된 10여명의 조합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피켓팅에 나섰다. 팻말 중 '후배들은 시퍼렇게 눈뜨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도드라졌다. 그들은 두 조로 나눠 건물 정문과 후문에 나란히 섰다. 정문의 기자들은 아는 고참급 기자의 얼굴이 보이자 머리 위로 팻말을 들었다.

“선배 와서 여기 좀 보고 가세요. 제발요.”

선배들의 단식농성 참여를 부탁한 것이었다. 농성장은 ‘낙하산 반대’를 위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배기자'들은 '후배기자'들을 피해 건물 끝 구석으로 지나갔다.

선후배, 감정의 골을 함께 넘다

그때였다.

“왔다! 왔어!”

반가운 목소리와 박수 소리가 YTN 기자들 사이에서 들렸다. YTN 공채 2기(94년 9월 입사)와 2.5기(95년 2월 입사) 조합원 78명이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기 위해 건물을 빠져 나와 농성장에 합류한 것이다.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공채 3기부터 6기까지의 기자들이 동참을 선언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농성장에서 그린 그림은 주변
농성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로써 55명으로 시작한 농성단은 공채 2기부터 공채 10기까지 참석하며 193명이 됐다. 지부 조합원이 총 395명임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공채 2기 이승훈 기자는 “후배가 힘들어 바닥에 누워 있는데 최소한 선배인 내가 누구처럼 삼계탕을 먹으러 갈 순 없지 않느냐”며 “후배들이 우리를 가르쳐 주고 있는 만큼 선배들도 현장에 나와 함께 얘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단식자들의 표정은 사막에서 빗방울을 본 것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사막에서 하나의 빗방울은 곧 이어 올 비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후배기자들은 선배기자들을 보며 오랫동안 박수를 쳤다.

햇볕은 따갑고, 배도 고프지만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농성장의 그늘은 오직 천막 캐노피가 주는 하나뿐이다. 오후가 되자 가을볕이 목 뒤를 쪼았다.

“식객이라도 빌려 보면 좋겠다.”

“아우, 말도 마세요.”

배가 고팠는지 요리만화 '식객'을 보고 싶다는 얘기도 간간이 들렸다. 오후 2시, 단식농성 7시간째인 기자가 ‘배고프지 않냐’고 물었다.

“지금은 괜찮지만 오후 3시만 되면 옆에 있는 닭집에서 닭 튀기는 냄새가 나는데 환장해요.”

때마침, YTN타워 옆 닭집은 장사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YTN 기자들은 가을볕이 내리쬐고, 닭 튀기는 냄새가 코끝을 찔러도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낙하산 반대투쟁을 통해 ‘사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력 14년차라는 한 기자는 “뉴스를 만들어야 하는 시간에 이렇게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함께하는 조합원들을 보면서 우리가 옳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한다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YTN이 다시 설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식 농성자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지낸다.
 
 
'숨겨지고 외면받는' 그들의 싸움


오후 2시30분. 닭 튀기는 냄새를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보도국 회의에 참석하는 국장급과 이른바 ‘불량간부’들을 대상으로 피켓팅을 할 시간이다. 기자들은 다시 말없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사내 보도국으로 향했다. 보도국 정면 벽에 설치된 여러 화면으로 국내를 비롯한 해외 언론의 뉴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화면에는 마침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이 잡혔다.

기자들은 화면을 등지고 피켓을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입장하고 계십니다.”

화면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을 알리는 소리와 행진곡이 울려 퍼진 순간, 보도국 회의에 참석할 YTN 간부들이 기자들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단 한마디의 말도 나누지 않았다. ‘선배기자와 불량간부’들은 매일 ‘취재를 이렇게 하라’고 후배기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선배기자들이다. 피켓팅에 나선 서아무개 기자는 “선배들도 사정이 있겠지만 후배들이 ‘공정방송’을 요구하면 조금이나마 의사표현을 해 줬으면 좋겠다”며 “데스크나 부장 등 선배들이 나서면 낙하산 반대투쟁에 많은 도움이 될 텐데…”라고 섭섭해 했다.

지난달 16일 ‘뉴스와 현장’ 생방송 도중 ‘낙하산은 물러가라’는 팻말이 앵커 뒤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언론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회사측은 다음날 ‘뉴스의 현장’ 시작과 함께 사과방송을 내보냈고, 조합원들은 ‘공정방송’ 배지와 리본을 달고 취재를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YTN뉴스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회사측이 스탠딩 장면(뉴스에서 기자의 얼굴이 나오는 장면)을 관련 화면으로 대체해 철저히 숨겼기 때문이다.

반면에 '즐거운 싸움'을 이어가는 기자도 있다. 보도국 보도그래픽팀에 있는 기자도 그 중 하나다. 보도그래픽팀은 뉴스에 삽입되는 그림을 그린다. ‘공정방송’ 배지의 낙하산 그림도 보도그래픽팀 팀원이 그린 작품이다.

YTN을 들어가는 유리문 곳곳에 지부의 요구사항이 붙어 있다.
 
 
YTN 투쟁은, 우리 모두의 리그

오후 7시. 이제 배고픈 것도 잊었다. 해가 산을 넘어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의 손에는 ‘낙하산 반대’, ‘공정방송 사수’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이 들려 있다. '촛불시민'들이 단식농성장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함께했다. 전구로 만들어진 촛불을 이어 바닥에 ‘YTN’ 글자를 만들었다.

“최근 촛불을 든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YTN 노동자들이 투쟁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YTN의 싸움은 촛불의 희망이 됐어요.”

촛불시민들의 대한 지지 속에는 YTN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많은 시민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주변 상인에게 귤을 전해달라는 노동자, 등기로 돈을 보내는 아주머니, 난데없이 꽃다발을 갖다 주는 대학생….

선배 기자들은 보도국 회의에 참석하며 후배 기자들의 팻말을 읽고만 지나간다. 오늘 회의에서 이들의 투쟁이‘기사거리’로 논의될 수 있을까?
 
 
열두 살 난 아들을 둔 주부는 보내는 사람 주소 없는 등기로 10만원과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에는 ‘방송에 의해 사회의식이 형성되고 여론이 조성되고, 그 여론이 사회와 국가의 상식이 된다’며 스펀지처럼 어른들의 생각을 빨아들이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방송을 세워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오후 10시. 단식농성자들이 농성장을 사장실로 옮길 준비를 했다. 하나 둘 물품을 들고 사장실로 향하는 기자들에게 촛불시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기자도 잘 들어가라고 인사를 나누는데 한 YTN 기자가 갑자기 기자의 손을 붙잡았다.

“일반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단식농성에 나섰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YTN은 지금 새로운 투쟁문화를 만들고 있어요. 지금도 단식농성장 안에서 승리한 것과 같은 경험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모든 행동이 공정방송을 위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천막농성장은 선배 기자들의 참여로 앉을 자리조차 없다.
 
 

<상자기사1> YTN기자들은 왜 팻말을 들었나
YTN 사장을 둘러싼 '낙하산 반대' 움직임은 지난 7월 주주총회에서 구본홍씨 사장 선임안이 날치기로 통과되면서 불거졌다. 전국언론노조 YTV지부는 사장실 문에 ‘구본홍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달고 출근저지 투쟁에 나섰다.
 

구본홍씨는 대선 당시 이명박 선거캠프 언론특보를 역임했다. 지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로 인한 공정방송 훼손이 우려돼 구 사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낙하산 인사’인 구 사장에 대한 선임 반대투쟁에 머물렀다.
 

현재 지부는 ‘낙하산 반대투쟁’뿐만 아니라 구본홍 사장의 자질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회사측이 출근저지 투쟁과 관련해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지난 9월 사장 출근저지에 참여한 조합원 24명에 대해 징계성 인사를 발령했고, 이들은 인사발령이 나지 않은 동료의 아이디를 빌어 기사를 작성해 데스크에 올리는 등 인사이동에 대항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지부 집행부 12명을 고소하는 등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회사측의 인사위원회 회부와 함께 형사고소를 당한 한 기자(공채 2기)는 “인사위원회 위원들의 자질도 문제지만 절차상 문제도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투쟁에서 보여준 구본홍씨의 모습에서 사장 자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아직 인사위원회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부는 징계결과가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을 회사측의 카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사위원회도 절차상의 문제가 남아 있어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만한 카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은 소명기회를 회부된 전직원에게 줘야 하지만 소명시간을 30분으로 한정하고, ‘돌발영상’ 담당기자의 소명시기가 ‘돌발영상’ 제작시기와 맞물려 비판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소명기회를 갖지 못한 기자들에게 서면으로 소명을 받겠다고 통보했지만, 일부 기자들은 구두로 소명하겠다며 서면 소명을 거부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지금의 단식농성장도 인사위원회에 기자들이 회부되자 이를 반대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회사측의 징계방침이 작금의 사태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상자기사2>“YTN은 우리 모두가 지켜 온 회사”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YTN이 현재의 모습을 가지기까지 직원들의 역할이 컸다.
 

YTN은 지난 97년 케이블망의 늦은 보급과 무리한 출자로 누적적자가 1천억원을 넘었다. 98년 2월부터 6개월 동안은 월급도 나오지 않았다.
 

무일푼으로 일하는 어려움외에 다른 힘든 점도 있었다. 97년까지만 해도 YTN은 ‘YTN’으로 불리지 못했다. 우스갯소리로 ‘와이셔츠, 티셔츠, 남방 만드는 회사’로 불리기도 했고, 당시 최대주주가 연합뉴스였기에 ‘연합’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기자들은 뉴스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YTN 공채 2기는 무일푼 취재로 YTN을 지켰던 기수다. 이들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서러움도 있었고, 월급이 나오지 않을 때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선배가 들어오면 혹시라도 선배가 밥을 살까봐 서둘러 자리를 떴다”며 “다들 적금을 깨 가며 기자생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회사사정이 나아지면서 임금을 받았지만 전체 체불임금을 다 받은 것도 아니다. 98년 설립된 YTV노조(현 언론노조 YTN지부)는 조합원들의 체불임금의 50%인 32억여원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우리사주로 출자했다. 지부 관계자는 “우리에게 공정방송이라는 명분이 있는 이상 YTN을 자신의 회사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기자들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0월 6일

정영현 기자  andiba@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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