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 마지막까지 초긴장 상태…숨막히는 드라마 연출

0...18일 오후 6시50분경부터 시작한 투표는 3차투표까지 결정이 나기까지 5시간여동안 한시도 숨돌릴 겨를이 없이 긴박한 모습들을 연출했다. 1차 투표가 끝나자 각 후보측 진영에서는 즉각 표분석과 함께 대책위를 여는 등 3위 후보를 지지했던 대의원들 ‘표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차 투표에서 강승규 후보에 한참 뒤졌다가 2차투표에서 박빙의 표차이로 뒤집기에 성공한 단병호 후보진영은 “하루새에 지옥과 천국을 갔다왔다”며 당시 숨막혔던 분위기를 전했다.

0...대의원들 역시 1, 2차 투표를 지켜보며 “감 잡을 수가 없다”며 난감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1차 투표가 끝났을 때 사무금융연맹 소속의 한 대의원은 “무언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바람과 함께 3번 강승규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이 가세해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으나, 2차 결과를 지켜보면서 “결국은 지난 13년간의 고생하며 노동운동을 해온 인물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0...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많은 대의원들은 “선거후유증이 나타날까봐 걱정된다”며 “새 집행부가 시급히 조직을 정비하고 통합력을 발휘했으면 한다”는 한결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이날 당선자들이 당선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유덕상, 강승규 후보가 모두 함께 단상에 올라 “더이상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모두가 대동단결해서 신자유주의 저지, 민중의 생존권 사수에 나서자”고 ‘통합’을 강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0...단병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민주노총 지도위원, 조합원, 외부인사들이 축하의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앞으로 민주노총 3기의 달라져야 할 부분들에 대한 주문이 쇄도했는데….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무총장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이홍우 당선자에게 “사무총장은 위원장과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며 “위원장의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스케줄을 체크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석운 노동인권회관 소장은 앞으로 구성될 ‘상설공동투쟁체’에 대한 민주노총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소장은 단 당선자에게 “이제는 민주노총이 대외협력 부분을 강화하면서 민중연대의 주도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0...단병호 후보는 3차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57.3%의 찬성으로 당선이 됐다. 그러나 그런 어려운 과정이었던 만큼 단 위원장의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단 위원장은 18일 선거 후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전체적으로 다시 고민을 해봐야겠다”며 민주노총의 향후 방향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함을 전하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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