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한나라당 소속 전재희 의원이 국정조사 예비자료를 인용, "공적자금 수혈은행들이 복지비로 수백억원을 유용했다"고 발표한 데 발끈한 은행노동자들의 항의글이 전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다.

'은행원'이란 필명의 한 금융 노동자는 "관련 기사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며 "평화은행의 경우 지난 98년부터 65억원의 공적자금이 복지비로 지출됐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 알고 계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은행원'은 "65억원이라고 해봐야 평화은행의 경우 1인당 20만원 정도인데, 지난 98년 이래로 3년간 많게는 400%까지 임금삭감이 있어 직원들이 1년에 평균 500여 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에 비하면 복리비 20여 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정치문외한'이란 아이디(ID) 이용자는 "'은행들 공적자금 복리후생에 멋대로 사용…'운운하는 발언 때문에 전 의원이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인지 처음 알게 됐다"며 "도대체 은행원의 실상을 알기나 하는지, 시류에 편승한 한건주의의 발상인지 알 수가 없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은행원'이란 이름의 네티즌은 "경영진이나 일부 귀족은행원을 질타하는 것은 옳지만 힘없고 가진 것 없는 대다수 순수한 은행원들을 매도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은행원들은 예금을 강제로 떼고 명목상 은행지원이 되는 개인연금밖에 없는 직원들이 태반이며 다른 곳에서 빚을 얻어 쓰는 마이너스 인생"이라며 "공적자금 운운하는 의원님을 보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허탈해했다.

이런 사정과 관련해 금융노조 한빛은행지부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상 직책을 이용해 언론을 통해 사원복지연금 문제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전 의원에게 항의전화와 인터넷 투쟁을 벌이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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