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국의 의사들이 일제히 폐업에 돌입하자 전국 곳곳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사경에 빠진 환자가 속출, 이날 하루동안 사상초유의‘의료재앙’ 이 현실화했다.

19일 오후10시47분께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에서 대동맥이 파열된 이환규(78·경북 영천시 고경면 삼귀리)씨가 병원 3곳을 오가다 응급조치와 수술을 받지 못해 14시간만에 숨졌다.

20일 오후2시40분께에는 광주 남구 양림동 광주기독병원에서 양복수(69)씨가 퇴원수속을 밟은 뒤 구급차를 기다리던 중 호흡곤란으로 숨졌다.

전공의가 대거 빠져나간 종합병원도 진료가 마비돼 응급환자를 실어온 119구급차를 “의사가 없다”며 되돌려 보냈다.

정부는 이날 폐업철회를 위해 의료계와 비공식 접촉을 계속했으나 의료계와의 의견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그러나 폐업투쟁을 주도해온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의 공식 대화를 재개할 뜻을 밝혀 금명간 파국을 면하기 위한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협측은 이날 오후 긴급대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약분업 보완을 위한 의협측 연구안이 마련되는 대로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와의 대화를 재개하고 폐업중단 여부를 각 시·도지부의 투표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낮 12시 현재 전국 1만9,042개 동네의원 중 92.3%인 1만7,587개 의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폐업률은 전북이 98.6%로 가장 높았고 대구 98% 경기 95.4% 경북 95.3% 충남 94.5% 등이며 서울은 85.8%이었다.

종합병원급 이상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레지던트 및 인턴)들은 총 1만5,887명 중 87.3%가 폐업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강원 경북 제주 등 전공의들이 수련중인 7개 시·도 대형병원은 전공의 파업률이 100%를 기록했다.

복지부는 전국 시도를 통해 폐업한 의원들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한편 응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에 따라 업무정지 등 엄단키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히 “사퇴서를 낸 병원 전공의 가운데 1차 선별해 21일부터 사표를 수리하고 즉각 입영조치 되도록 국방부에 통보할 방침”이라고말했다.

차흥봉(車興?)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상임위 개회식에 참석, “의약분업은 예정대로 7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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