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토지공사·도로공사 수장이 취임함에 따라 이들 공사의 구조개편 진행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임사장 대부분이 구조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공사·토지공사는 2일 최재덕 신임사장과 이종상 신임사장의 취임식을 각각 개최했다. 이에 앞서 류철호 도로공사 신임사장도 지난달 11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이들 노조는 사장 취임에 앞서 통합과 관련한 신임 사장들의 입장을 요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주택공사노조는 정종하 위원장이 취임식에 참석해 신임사장이 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통합작업 매진, 고용안정 사수, 공적역할 정립 등의 요구를 담은 결의문을 신임사장에게 전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취임식 직전 노조는 중앙위원회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토공노조도 이종상 사장의 출근을 막고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고봉환 노조 위원장은 “통합공방에서 벗어나 토공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공기업으로서의 위상 강화에 노력해 달라”며 “주공과의 통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신임사장은 “직원들의 뜻을 잘 알고 있다”며 “국가와 국민경제를 위해 토지공사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공기업 구조개편이 큰 흐름이 통합으로 모아지고 있어 어렵다”면서도 “토공 본연의 설립 목적과 임무에 충실할 때 단독 존립 내지 ‘후 통합’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대해 신임사장이 통합반대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철호 도로공사 신임사장도 노조와의 면담에서 민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관계자는 “민영화를 막아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류 사장이 민영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신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사장 퇴진운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류 사장은 이미 영업부문과 휴게소 대부분이 민영화 됐고, 순찰부문도 외주화가 진행되고 있어 더 이상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렸다는 것이다. 또 건설부문 민영화와 관련해서도 이미 민간자본 고속도로의 폐해를 경험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최재덕 주공 사장은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이종상 토공 사장은 전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을, 류철호 도로공사 사장은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역임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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