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 공동주최측인 국제노동기구(ILO)를 대표해 아산 디웁(58) 사무차장이 서울을 찾았다. 디웁 사무차장은 “양질의 노동과 사회적 대화는 182개 회원국을 가진 ILO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젠다”라며 “안전한 노동은 양질의 노동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매일노동뉴스>는 30일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가 열리는 코엑스에서 디웁 차장을 만나 세계 산업안전 현황과 이번 대회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 한국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격한 증가가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ILO는 산업안전보건영역에서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위협요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ILO는 대기업·중소기업·비정규 노동자 모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충분한 예방조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인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투자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교육이나 훈련이 부족해 위험요인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노동자를 위한 예방조치를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위험 업종인 건설·기계·운송사업 노동자에게 맞는 예방전략이 추진돼야 한다."

- 한국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표방하면서 노동 전 분야에 걸쳐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화 추세 속에서 여러 기업들이 경쟁에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노동자를 위험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무엇보다 안전한 작업환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업들이 알아야 한다.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은 전세계 GDP의 4%에 달하고 있다. 예방조취를 취하지 않음으로서 나중에 더 많은 비용을 보상해야할 수 있다. 규제완화 정책은 잘못된 방향이다. 노동자의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 세계 최고수준의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과로사가 논란이다. 주 40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이 단축됐지만, 임금손실을 우려한 노동자들은 더 많이 일하려고 한다. 사용자는 더 높은 생산성을 위해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단체교섭을 이용하면 좋은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적정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이다. 초과근로가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동자를 노출시키는 행위가 결국에는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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